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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외유 제동걸린 도의원들, 민심 직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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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신진호내셔널부 기자

신진호내셔널부 기자

지난 21일 충남도의회 공무 출장 심의위원회는 문화복지위원회가 추진하려던 ‘해외연수계획안’을 부결시켰다.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게 이유였다. 심의 위원 6명가운데 4명이 반대했다. 심의위 참석 위원은 민간인 3명, 의회 관계자 3명이다. 의회 내부에서도 반대표가 나온 것이다.

심의가 열리기 전 정정희 문화복지위원장은 “해외 사례를 둘러보고 충남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려고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의는 단호했다. 심의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발생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통령 탄핵정국,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권행보 등 현안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해외연수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애초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공무원 5명 등 12명은 다음 달 15일부터 9박10일간의 일정으로 유럽 4개국 연수를 다녀올 예정이었다. 이들 나라의 나라 문화유산 보존관리 실태와 관광객 유치 전략 등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경비는 1인당 500만원씩 6000만원이 책정됐다. 문화복지위원회는 일정을 취소하면 국가간 신뢰가 깨지고 위약금도 물어야 한다며 연수 강행의지를 보였다.

문화복지위원회의 태도는 충남도의회 다른 상임위원회와도 사뭇 달랐다. 앞서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는 해외연수 계획을 자발적으로 보류했다. 농경위는 “어려운 나라 상황이 정리되면 가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교육위원회도 해외연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문화복지위원회의 결정은 결국 막판에 제동이 걸렸다. 심사 전 충남도의회 내부에서는 “일정 조율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문화복지원회를 이를 무시했다고 한다. 막판 여론악화를 우려한 의장의 만류도 듣지 않았다. 비행기표 예약까지 끝내놓고 연수를 떠나겠으니 심사를 해달라는 강수를 뒀다 망신만 당한 꼴이 됐다.

지방의원들은 재임 기간 해외연수를 떠날 수 있다. 연수를 위해 세금도 지원한다. 당연히 세금은 주민을 위해 써야 한다. 해외연수도 마찬가지다.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심의위원회의 결정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 


신진호 내셔널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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