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체육과학부 ‘예절지침’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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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신산업융합대학 체육과학부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예절지침을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SNS 화면 캡처]

[사진 SNS 화면 캡처]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의 모든 것, 텐덤’에는 이대 체육과학부 17학번 신입생 단체카톡방을 통해 제보됐다는 예절지침 10개가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대 체육과학부 학생회 측이 17학번 신입생들에게 단체 채팅방을 통해 “개강 이후 지켜야 할 기본적 예의를 알리고자 한다”며 예절지침 10가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예절지침에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은 여러분들의 선배다, 고개만 까딱 숙이는 인사보다는 ‘안녕하세요’라는 소리가 정확히 들릴 수 있도록 제대로 인사하라”, “언니를 부를 땐 ‘OO 언니’라고 부르며, OO가 언니’라고 부르지 않는다”, “선배에게는 카톡으로 연락하라는 말이 있기 전까지 문자로 연락을 드린다”는 내용이 게시됐다.

또 술자리에 대한 예절지침도 담겨있다. “선배한테 술을 받을 땐 두 손으로 공손히 받고, 술을 마실 땐 낮은 학번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마시라”, ”술잔을 칠 땐 자신의 술잔 위치가 선배의 술잔 위치보다 낮은 곳에 있어야 하며 술자리에서는 허락받고 귀가하도록 한다”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으로 선배와 연락을 할 때는 ‘네 언니(이모티콘)’라거나 ‘네 언니 ㅎㅎ’ 등과 같은 대답은 삼가기”, “선배 문자를 무시하거나 먼저 끊지 않기”, “선배 앞에서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하지 않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학생회 집행부 측은 “이대 체육과학부는 엄연한 학번제”라며 “선배와 후배의 개념을 확실히 하라”고 공지한 뒤 "이런 사항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지켜야 할 기본 중에 기본적인 예의들”이라며 “잘 읽고 숙지하여 예의를 갖춘 17학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절지침’을 제보한 글쓴이는 “군대도 아니고 여자만 있는 학교에서 이런 문화가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아 제보한다”고 밝혔다.

게시물 내용이 퍼지며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또 “이건 이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대 전반의 문제” “우리 학교 체대도 이렇다” 등 체육 관련 대학생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이대 체육과학부는 특례입학으로 퇴학 및 입학 취소 조치된 최순실(61·구속)씨 딸 정유라(21)씨가 소속됐던 곳이기도 하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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