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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화제를 노린다|유명감독들 내년 겨냥 앞 다퉈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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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제영화제를 노려라」. 임권택·변장호·이두용·하명중 등 국내유명감독들이 최근, 내년도 개최될 국제영화제를 겨냥한 영화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권택감독의 『아다다』, 변장호감독의 『감자』, 이두용감독의 『업』 등과 하명중감독의 제목미정 작품 등.
이 영화들은 당초부터 국내 홍행보다는 칸·베니스·베를린 등 유명한 국제영화제 출품용으로 기획, 제작되고 있다. 작품내용도 외국영화인들의 관심을 의식해 모두 토속문예물들이다.
이들이 국제영화제에 새삼 의욕을 보이는 것은 지난 2∼3년전부터 우리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본선에 오르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아온 데 힘을 얻은 것. 특히 최근 제4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양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 큰 자극제가 됐다.
또 임·이·하감독 등은 모두 이미 그들의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본선에 뽑히고 부문상을 받는 등 주목 받아온 감독들이다. 임감독은 이번에 『씨받이』로 현지에서 「가장 유망한 작가로」 손꼽혔었다.
이들은 『우리영화가 이미 주연상 촬영상 등을 수상했음은 작품상을 따낼 날도 가까워왔다.』며 의욕에 부풀어 있다.
임권택감독의 『아다다』는 계용묵의 유명한 원작소설『백치 아다다』를 56년에 이어 두번째로 영화화하는 작품. TV탤런트 신전수와 한지일 주연으로 지난 9월초 크랭크 인 돼 12월말 완성될예정이다.
제작자인 화천영화사 측은 이 영화를 내년도 칸과 아카데미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아다다』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벙어리 처녀 아다다의 파란 많은 삶을 그린 소설.
임감독은 『아다다』를 『핍박받는 백치여인이 아니라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는 한국의 전통적 여인상으로 그리겠다』고 밝힌다.
변장호감독의『감자』도 김동인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하는 것. 역시 일제시대 감자 몇 알에 정조를 바꿀 수 밖에 없던 가난한 여인의 애환과 저항을 담는다.
강수연·이대근 주연으로 3개월여의 촬영을 거쳐 이달 말께 끝날 계획이다. 변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여성 멜러물로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내년 베를린영화제에 출품 예정.
이두용감독도 동양의 윤회사상을 담은 토속 멜러물『업』 (윤삼육각본)을 이달 말부터 만들 준비에 바쁘다.
조선조시대, 돌림병이 도는 한 마을을 배경으로 신임 사또와 한 아낙네의 비극적 사랑을 통해 동양의 고유한 개념인 전생과 업의 문제를 조명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하명중 감독도 고대 김용옥교수의 집필로 고전 『춘향전』을 소재로 한 새로운 형식의 사극을 연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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