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에이스 장원준의 퍼펙트 피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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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와 평가전에서 역투하는 장원준 [일간스포츠]

요미우리와 평가전에서 역투하는 장원준 [일간스포츠]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에이스 장원준(32·롯데)이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요미우리와 첫 평가전 3이닝 퍼펙트 #4안타 빈공 타선은 아쉬움 남겨

장원준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3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한개도 맞지 않고 삼진 3개를 뽑아내는 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대표팀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가진 첫 평가전에서 타선이 4안타에 그치며 0-4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이 선공에 나섰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9회 말까지 모두 진행됐다.

장원준은 최고 구속이 시속 139㎞에 머무는 등 전력 투구를 하지않았지만 소속팀 동료인 포수 양의지와의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호투를 펼쳤다. 장원준은 류현진(LA 다저스)·김광현(SK) 등이 없는 대표팀 마운드를 지키는 에이스다. 

시속 140㎞ 후반대 직구와 수준급 슬라이더로 2008년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장원준은 국국체육부대(2012~13년)에서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장착한 뒤 KBO리그 최고 왼손 투수로 발돋움했다. 두산으로 이적한 2015년 12승(12패), 지난해에는 15승(6패)를 기록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도 이끌었다. 

장원준은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 13일 대표팀 일본 첫 훈련에서 불펜 피칭을 자청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장원준은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고루 던지며 시험했다. 몸쪽 코스 공략에 주안점을 뒀다. 공인구는 생각보다 손에 잘 맞았다"고 밝혔다.

당초 장원준은 2이닝만 소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회까지 공 22개로 요미우리 타선을 제압하자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3회 역시 장원준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장원준은 3회에도 12개로 이닝을 끝냈다. WBC 1라운드에서는 투수가 65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장원준의 효율적인 투구 내용은 희망적이다. 

장원준은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이스라엘전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회 첫 경기이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 에이스인 장원준을 선봉에 세우는 것이다.  

장원준에 이어 대표팀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장시환이 4회 1점을 내줬고, 5회부터 등판한 차우찬도 6회 요미우리 3번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사카모토는 일본 WBC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다. 예정대로 2이닝을 던진 차우찬은 "주무기인 스플리터 제구가 높았다. 공인구가 미끄러워 스플리터를 구사할 때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대표팀은 원종현(1이닝 무실점)-박희수(3분의2이닝 1실점)-심창민(1과3분의1이닝 무실점)이 등판해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대표팀 투수들이 비교적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린데 반해 타자들은 마일스 미콜라스,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 등 요미우리 투수들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쉽게 맞추지 못했다. 8회 초 대타로 등장한 이대호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대표팀은 남은 기간 야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확인했다. 

대표팀은 22일 요코하마DeNA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23일 귀국해 이튿날(24일) 고척돔에서 적응훈련에 들어간다.

오키나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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