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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그리고 신비한 … 인도 불교 미술의 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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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3세기 간다라 불입상. 116x37x16.5㎝. 둥근 두광(頭光)을 표시하는 것은 헬레니즘 시대에 시작된 관습으로 간다라를 거쳐 인도로 들어온 것이다.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사 건물 1층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전시실. '인도불교미술-인도국립박물관 소장품전'은 인도불교의 시대별.지역별 역사를 한 눈에 쓰윽 훑어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자리다.

전시 작품 51점으로 규모는 조촐하나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진품들의 한국 나들이다. 17세기 네팔의 '판차락샤',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의 19세기 보관 등 6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원전 1-2세기부터 12세기 사이의 미술품들이다.

전시는 '불교미술의 시원' '불상의 탄생과 흥륭' '고전기의 불교미술' '새로운 신, 다양한 형상' '경전화의 세계' '남아 있는 전통'등 6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붓다의 열반 후 그의 유골을 안치해 세운 스투파(탑)를 장식한 조각, 헬레니즘계 미술 양식과 불교의 만남이 이뤄낸 간다라 불상과 고대 인도 교통의 요지인 마투라의 불상, 4~6세기 문화 황금기를 연 굽타 왕조 시대의 불입상(佛立像) 등을 볼 수 있다. 또 인도 불교에 밀교적 경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여러 형태의 신과 보살상, 8~12세기 팔리 시기에 만들어진 경전화, 그리고 고대의 독립 불교 왕국이었던 라다크의 유품 등이 나와 있다.

작품마다 다 특별한 의미를 둘 만한 것들이지만 특히 간다라나 사르나트 불입상은 규모가 크고 정교해 인도불교미술의 정수를 느끼게 한다. 작품 옆에는 해설이 곁들여져 있고 인도불교미술의 역사와 유래, 전시 작품별 상세한 정보를 담은 도록도 판매하고 있다.

인도국립박물관 K.K. 차크라바티 관장은 "붓다, 보살, 수호신상, 동식물의 문양.의미.상징과 관련해 인도와 한국을 잇는 공통의 사상을 되돌아 보기 위한 것"이라며 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큐레이터를 맡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이주형 교수는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불교미술의 원류를 느끼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불교도들에게 인도 불교미술은 깨달음이라는 포기 할 수 없는 길을 비추는 빛이다. 불교의 발상지에서 온 고대의 진품을 보며 종교적인 감흥을 새삼 느끼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인도인의 정신세계를 의식하며 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라고 덧붙였다.

2월 28일까지. 개관 시간 월~토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6시(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일요일, 설 연휴 포함 공휴일은 휴관. 관람료 무료. 02-3789-5600.

이헌익 문화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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