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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도 못 받은 '올해의 앨범상' 그래미는 백인잔치?

중앙일보

입력

12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여신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모성애를 주제로 한 공연을 펼친 만삭의 비욘세. [AP=뉴시스]

12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여신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모성애를 주제로 한 공연을 펼친 만삭의 비욘세. [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59회 그래미상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주요 연기 분야에서 백인 배우만 후보로 선정해 ‘오스카 화이트’라 비판받은 아카데미 시상식 논란이 음악계로 확대된 모양새다.

이날 그래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아델이었다.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녹음’ 등 주요 부문을 수상을 포함해 5관왕에 올랐다. 반면 주요 부문을 포함해 9개 부분 후보에 오르면서 아델과 맞붙은 비욘세는 ‘베스트 뮤직비디오’와 ‘베스트 어번 컨템퍼러리 음반’ 부문에서 수상하는데 그쳤다.

시상식 결과는 아델의 수상 소감을 통해 논란으로 번졌다. ‘올해의 음반’ 수상자로 발표된 후 아델은 “나는 이 상을 받을 수 없다. 비욘세의 ‘레모네이드(Lemonade)’는 아름답고 기념비적이며 영혼이 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내게 ‘올해의 음반’은 비욘세”라며 트로피를 둘로 쪼개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이에 대해 언론은 “비욘세에 헌정하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엔 #GrammysSoWhit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그래미상의 해묵은 백인 편향을 지적하는 기사가 등장했다. #GrammysSoWhite는 지난해 아카데미상 논란 때 소셜네트워크(SNS)에서 회자되던 #OscarSoWhite에서 파생된 것이다.

데일리비스트는 ‘비욘세가 그래미 인종차별의 희생자가 됐다’는 기사에서 올해의 앨범 역대 수상자 중 흑인은 단 10명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 나탈리 콜, 라이오넬 리치, 로린 힐, 아웃캐스트, 허비 행콕, 휘트니 휴스턴, 퀸시 존스가 그 10명이다. 팝음악사의 전설로 남은 프린스는 물론, 머라이어 캐리, 카니예 웨스트 등도 이 상을 받지 못했다. 반면 2006년 데뷔한 ‘백인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0년과 2016년 두 차례 수상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백인흑인 가수가 올해의 앨범상을 두고 다퉜지만, 번번이 백인 가수가 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래미상 측은 심사위원단 구성은 다양하고 음악산업을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CNN에 따르면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는 심사위원단의 인종·성별·연령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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