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의 협상 과정에서 의문이 모두 해소됐다. 인상률이 낮지 않아 총학 차원에서 설명하는 운동을 벌여야 할 듯하다."(같은 대학 안희목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
24일 오전 6시30분 성균관대에선 학교와 학생 측이 올 등록금 인상률을 평균 7.3%로 하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말에 시작된 줄다리기가 끝난 것이다. 양측의 표정은 밝았다. 성대 측은 "수도권 대학 중 가장 빠른 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 사정은 영 달랐다. 연세대는 12% 인상안의 당위성을 알리는 신문 광고를 내 학생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국 50여 개 대학 총학생회는 대책위를 구성, 공통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 "달라는 자료 이상을 줬다"=2000년 성대에선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 34일간 총장실을 점검한 일이 있었다. 그때 재단의 문서를 공개, 학교 측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말 총학생회장 등 학생 대표 8명과 학교 측 인사 7명으로 등록금 설명회가 구성된 이후 양측이 머리를 맞댔다. 설명회에서는 학교 운영 방침과 사업 설명을 하고 2006년 1월 24일까지 합의해 신입생을 받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자는 원칙을 정했다. 처음 학교 측은 우선 각 부서에서 올린 예산요구액(5138억원, 산학협력단 연구비 제외)과 자체 삭감 노력으로 줄인 예산안(3284억원)을 공개했다. 대략 9.8% 인상안이었다. 학생들은 물가 인상률 수준인 3%만 올리자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후 학교 측이 제공한 자료를 2주간 점검했다. 과다 책정된 사업이 있는지도 봤다. 안 총학생회장은 "요구한 자료가 다 나왔다"며 "우리 학교가 투명하다는 걸 교직원 한 분 한 분이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20일 이후엔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학생이 4.5% 인상안을 제시하자 학교가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후 세 차례 회의에서 양측 간 차이는 점차 줄었고, 24일 타결됐다. 이 팀장은 "물가인상률만큼 올린다는 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교 발전 의지가 없다는 것이고, 퇴보하는 것이라고 학생들을 설득했고, 학생들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 타 대학은 등록금 투쟁 중=연세대는 현재까지 대학 중 최고치인 12%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현 수준의 등록금으론 교수 인건비도 빠듯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수연 총학 집행위원장은 "재단이 돈을 쌓아놓은 채 우리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강대 조수경 총학생회장도 "강경하게 요구하지 않으면 대학이 들어주지 않는 관행이 있다"며 "인상분만큼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등은 촛불 집회를 열 생각이다.
국립대인 서울대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있다.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동결을 요구할 예정이다. 설 이후 50여 개 대학에서 등록금 연대 투쟁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 김정선씨는 "대학들이 다른 대학 따라 하기식 등록금 인상을 하는데 학생들은 수입.지출 규모를 맞춰 보는 정도의 정보 접근성만 있지, 세부 항목은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정애.이원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