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 미 핵항모 칼 빈슨, B-1B 랜서 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지난 10일 미국 샌디에이고를 떠나 괌 해군기지에 도착한 미 해군 소속 칼 빈슨 핵항공모함. [사진 미 해군]

지난 10일 미국 샌디에이고를 떠나 괌 해군기지에 도착한 미 해군 소속 칼 빈슨 핵항공모함. [사진 미 해군]

다음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에 미군의 전략무기들이 집결하고 있다. 핵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가 괌 미군기지에 배치되고 스텔스 전투기도 알래스카에서 주일 미군기지로 이동했다.

내달 한·미 연합군사훈련 앞두고
핵항모 레이건 있는데 추가 투입
일본 오키나와엔 F-22 랩터 12대

12일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에 따르면 칼 빈슨 핵항공모함이 모항인 미 샌디에이고를 떠나 지난 10일 괌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제3함대 소속의 칼 빈슨함이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동해 작전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서태평양 관할 제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을 모항으로 하는 로널드 레이건함이 있음에도 다른 항모전단을 이동 배치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칼 빈슨함은 2011년 미군에 의해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인도양에 수장할 때 이용한 군함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한반도에 투입됐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Lancer)도 지난 6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됐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공군 관계자를 인용해 “전략적 억지 차원의 순환배치”라며 “(연합)훈련 목적도 갖고 있다”며 한반도 재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랜서는 북한 수뇌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 전략무기 중 하나다. 괌을 출발해 한반도 상공에 도착하는 데 불과 2시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기동력이 뛰어난 데다 총 60t가량의 폭탄을 실을 수 있어 파괴력도 막강하다. 1990년대 중반 러시아와의 핵군축 협상으로 핵무기 탑재장치는 제거된 상태다.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Ⅱ도 일본에 전진 배치됐다. 미 공군은 알래스카와 본토의 F-22 12대가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도착해 석 달 정도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F-22는 미 의회가 수출을 금지한 현존하는 미군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다.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미 지난 1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도착한 F-35B 2대는 최근 훈련에 돌입했다.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F-35B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종이어서 유사시 상륙함과 함께 벌이는 합동작전에 유리하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을 집중 배치하는 것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랴오닝(遼寧) 항모전단이 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훈련한 데 대한 견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