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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좀비' 정찬성, 1라운드 KO로 화려한 UFC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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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이면 충분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코리안좀비MMA)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1281일 만의 복귀전에서 화끈한 KO승을 거뒀다.

정찬성은 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4에서 페더급(65.77㎏) 랭킹 9위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에게 1라운드 2분49초 만에 펀치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UFC 통산 4승(1패)째를 거둔 정찬성의 MMA 전적은 14승(4KO·8서브미션)4패가 됐다.

정찬성은 1라운드 초반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레슬러인 버뮤데즈는 예상을 뒤엎고 접근전 대신 스탠딩 자세에서 적극적으로 펀치와 킥을 날리며 정찬성을 압박했다. 정찬성은 상대에게 여러 차례 주먹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도 했다. 정찬성은 버뮤데즈의 테이크다운(상대를 넘어뜨리는 것) 시도를 잘 막아내며 조금씩 경기 감각을 회복했다.

승부는 어퍼컷 하나로 끝났다. 정찬성은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피하면서 버뮤데즈의 턱에 오른손 어퍼컷을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카운터 펀치를 맞은 버뮤데즈는 그대로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주심 허브 딘은 추가공격을 시도하는 정찬성을 말렸다.

김성룡 기자

김성룡 기자

1라운드 2분29초. 정찬성은 승리가 결정된 뒤 포효하며 링을 날뛰었다. 경기장을 찾은 정찬성의 아내도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정찬성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수상해 보너스 5만 달러까지 손에 넣어 대전료(2만 달러)와 승리수당(2만 달러)을 합해 약 1억원을 받게 됐다.

정찬성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긴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스파링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이게 바로 옥타곤"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먹을 맞았지만 별 생각 없었다. 연습했던 어퍼컷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이런 상황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3년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전에서 진 정찬성은 이듬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정찬성은 "매일 1~2시간씩 훈련했다. 가장 연습을 많이 한 게 레슬링과 풋웍이었다. 풋웍은 잘 안 된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코리안 좀비, 인간 정찬성을 사람답게 만들어준 코리안탑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국민들에 대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어렵다. 모두 한 마음으로 화합해서 이번만큼은 마음이 따뜻하고 강력한 지도자가 탄생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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