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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좋은 점괘 같은 영화가 되기를… 곽경택 감독의 기대작 '사주(가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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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처럼 말 그대로 ‘영화 찍기 바쁜’ 사람이 또 있을까. 지지난해 ‘극비수사’를 개봉하고 ‘부활’ 촬영을 마친 그가 올해 봄이 가기 전에 또 다른 차기작 ‘사주’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사진=라희찬(STUDIO 706)

형사(김윤석)와 점술가(유해진)가 공조하는 내용의 수사극 ‘극비수사’에 이어, ‘사주’에서도 점술을 다룬다고.
 “수많은 한국인들은 왜 21세기에도 계속 점술가를 찾을까. 내가 찾은 답은 ‘불안해서’다. 외국에서는 심리 치료라 부를 만한 역할을 한국에서는 점술가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공부를 많이 한 점술인일수록 자신들의 역할을 ‘활인(活人)’이라 설명한다.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고 살려 주는 것이라 할까.”
어떤 이야기인가.
“30대 초반의 증권맨이 증권 거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억울하게 그 책임을 뒤집어쓴다. 한마디로 쫄딱 망한다. 이에 자신의 운명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 볼 생각으로 명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이후 그의 사주 보는 실력이 소문나면서 점점 거물들을 상대하게 되자, 이를 제2의 기회로 삼아 전문 점술가로 나선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라이벌인 젊은 여성 무당과 로맨스도 벌인다.”
주인공의 첫 직업을 증권맨으로 설정한 이유는.
“증권맨들은 돈에 대한 집착과 욕망이 강하지 않나. 거액을 움직이는 만큼, 정확한 정보와 축적된 논리를 철저히 따른다. 머리싸움을 요하는 일이다. 그 점이 사주의 기본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사주도 수천 년 동안 모인, 일종의 통계 자료를 따르는 것이니까. ‘사랑’(2007)의 원안을 쓰고, ‘친구2’(2013) ‘극비수사’의 시나리오를 함께 작업한 한승운 작가의 각본인데, 야망과 패기 넘치는 주인공이 꼭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다(웃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굴곡을 웃음과 눈물을 버무려 그리는 휴먼 드라마라 보면 될까.
“그렇다. 내 전작들에 비유하자면 ‘똥개’(2003)와 ‘사랑’을 합쳐 놓은 듯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사주’가 지금의 한국인에게 어떤 감성을 전하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나.
“감성이나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더 큰 목표다. 관객이 영화를 본 후, 어느 점술가에게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듣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개봉 준비 중인 ‘부활’은 스릴러다. 지금껏 만들어 온 드라마 성향의 작품들과 퍽 다른 선택인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출이 필요했다. 나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다. 그렇지만 스릴러도 결국 인물이 입체적이어야 관객에게 그 이야기를 설득할 수 있다. ‘부활’을 통해 입체적인 캐릭터로 분한 김래원과 김해숙, 두 배우의 아주 진한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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