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축제가 화천 효자”…관광객 역대 최다 기록 넘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지난달 27일 오후 3시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산천어축제장 얼음낚시터. 기자는 입장권(1만2000원)과 낚싯대를 구입해 직접 낚시에 참여했다. 지름 20㎝ 얼음 구멍 사이로 가짜 미끼가 달린 낚시 바늘을 넣고 20분가량 낚싯대를 위 아래로 움직이자 묵직한 느낌이 손끝에 전해졌다. 낚싯대를 힘껏 당기자 30㎝ 가량의 산천어가 올라왔다. 1시간 동안 20~30㎝ 크기의 산천어 3마리를 낚았다.

외국인 10만명 찾는 등 대박행진
입장권 사면 5000원 상품권 지급
“산천어 1~2마리 잡아도 남는 느낌”
핀란드 산타 우체국, 얼음광장 인기
얼음낚시는 폐장 후 일주일간 연장

낚시를 하는 동안 주변 곳곳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온 박유민(12)양은 “낚싯대를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산천어가 잡혀 있다”며 “우리 가족은 2시간 만에 13마리를 잡았다”고 했다. 물론 “잘 안 잡힌다”며 아쉬워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 개막을 일주일 정도 연기한 끝에 지난달 14일 시작한 산천어축제가 올해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까지 방문객 130만3629명으로 역대 최고 방문객(154만명)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19일) 120만2718명보다 10만명 이상 많다. 올해로 11년 연속 방문객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도 10만명(지난해 7만8000여 명)을 돌파했다. 화천군 김동하 홍보담당은 “설 연휴 기간에만 30만명이 찾는 등 폐막일인 5일엔 154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산천어 축제의 성공비결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한 점을 꼽는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5000원짜리 농특산물 교환권을 준다. 이 교환권으로 현장에서 산나물 등 화천지역 농특산물을 얻을 수 있다. 박현호(34)씨는 “농특산물 교환권을 받고 산천어를 1~2마리 잡을 수 있어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천어축제의 또 다른 장점은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핀란드 로바니에미시의 ‘원조 산타클로스’를 초청, 축제장에 ‘핀란드 산타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을 설치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2만7000여 개의 산천어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선등거리 등 60여 개의 볼거리와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축제장에는 선등거리. [사진 화천군]

축제장에는 선등거리. [사진 화천군]

하얼빈 빙등제 기술자들이 만든 실내얼음조각광장도 있다. [사진 화천군]

하얼빈 빙등제 기술자들이 만든 실내얼음조각광장도 있다. [사진 화천군]

화천군은 관광객이 급증하자 얼음낚시 프로그램을 축제 폐막 다음날인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군은 또 이미 준비한 150t의 산천어 외에 산천어 25t을 추가로 확보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축제기간을 전후해 2345명의 지역 주민이 일거리를 얻는 등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