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 자리 애플에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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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갤럭시노트 7 단종 여파가 컸다. 반사이익을 업은 아이폰7 덕에 애플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1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모두 77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시장점유율 17.7%) 7830만대를 판 애플(점유율 17.8%)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애플이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제친 건 2011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3분기만 해도 삼성전자(20.1%)와 애플(12.1%)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8% 포인트나 됐다.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지난해 9월이다. 9월 초 삼성전자는 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를 인정하고 1차 리콜을 단행했다. 같은 달 애플은 신제품인 아이폰7을 내놨다.

노트7이 결국 10월 초 단종되며, 아이폰7은 날개돋친 듯 팔렸다. 애플은 31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애플 기준 2017회계연도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783억5100만 달러(약 90조5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4.69% 늘었다.

특히 대화면(5.5인치) 모델인 아이폰7플러스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늘며 평균 판매가격이 사상 최대 수준인 695달러(약 80만원)에 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콜을 통해 “아이폰 판매 호조 외에도 애플워치와 서비스 부문이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아이폰7의 선전은 올 1분기부터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우선 2월 말 LG전자의 G6, 3월 말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잇달아 공개된다.

1분기엔 이들 신제품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당장 바꾸지 않는 대기 수요가 상당할 걸로 보이며, 2분기부턴 세 회사의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걸로 예상된다.

김동원 KB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이번 신제품에 사활을 걸고 있어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세 회사 모두 올해 신제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하는 만큼 소프트웨어 성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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