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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티 테크] 비과세해외펀드 올해까지만 가입 가능…환헤지형 미국상품 골라 일단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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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청춘의 지갑을 채우자 <11>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써티(Thirty)테크’의 목표는 적금과 부동산 중심의 재테크에서 벗어나 ‘20~30대 맞춤 투자 전략을 찾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앙일보 기자가 직접 금융투자에 나섭니다. 실제 수익률을 공개하고, 혹 성과가 좋지 않다면 실패 원인까지 분석합니다.”

10년간 매매이익 소득세 면제
3000만원 이하 여러 계좌도 가능
언제든 해지 가능한 것도 큰 장점
환매 땐 한도 줄어 장기투자 유리

 
사회 초년병 시절 멋모르고 펀드에 가입했다 ‘반토막’의 아픔을 겪으면서 이후 다시는 펀드에 가입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이런 투자 원칙을 꺾고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펀드가 있었다.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해외주식에 직·간접적으로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를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매매이익과 평가이익,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상품이다. 1인당 가입한도는 3000만원이다.

기자를 사로잡은 단어는 요즘 잘나간다는 ‘해외 주식’도, 저금리 시대의 필수품이라는 ‘비과세’도 아니었다. 바로 ‘올해까지만 가입 가능’이란 문구였다. 올해까지만 가입 가능하다니 일단 만들어 놓고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9일 출시된 해외주식 전용펀드의 가입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조34억원이다.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해 출시일부터 올 1월 6일까지 설정액 기준 상위 10개 펀드의 수익률은 최저 -0.5%(신한BNPP중국본토RQFⅡ환노출형)에서 최대 20.1%(유리베트남알파 환노출형)을 기록했다.

물론 해외주식에 투자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있다. ISA는 여러 가지 투자 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손익을 합산한 뒤 최종 이익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하지만 5년(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3년)이라는 의무 가입 기간이 있다는 게 단점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ISA의 경우 5년 내 해지할 경우 세제 혜택이 없는데 비해 해외주식 전용펀드는 가입 기간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주식 전용펀드라고 해서 모든 수익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자나 배당 수익,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수익에 대해선 과세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해외주식 전용펀드에 환헤지형으로 가입했다고 치자. 환헤지형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율의 움직임과 반대로 가는 파생 상품에 투자를 하게 된다. 즉 환율에서 손실을 보면 파생 상품에선 이익이 생겨 환율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는 구조다. 이 경우 투자자는 파생 상품에서 이익이 난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비해 환노출형을 선택하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이익이나 손실을 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원화가 약세일 땐 환 차익까지 누릴 수 있지만 원화가 강세일 땐 손실을 볼 수 있어 위험하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연구위원은 “환율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일 경우엔 환헤지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해외주식 전용펀드에 가입하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가입 시기와 한도였다. 내년부터 다른 해외 주식형 펀드를 신규로 가입하거나 기존의 펀드를 다른 펀드로 교체할 수 없다. 또 환매를 했다고 해서 한도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했다. 예를 들어 올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A펀드에 가입했다가 내년에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B펀드로 갈아탈 수 없다. 또 같은 A펀드라 하더라도 올해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올해 내 500만원을 환매할 경우, 내년부터 남은 투자 한도는 2500만원이 아닌 2000만원에 불과하다. 강규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 팀장은 “환매를 자주 하면 그만큼 한도가 축소된다는 점을 유념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주식 전용 펀드에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젠 펀드의 옥석을 가릴 차례다. 전문가들은 국가로는 미국과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분야로는 금융·정보통신·원자재 등에 투자 비중이 큰 펀드를 추천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선진국 중에선 여러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미국 시장이 유망하고,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아시아 신흥국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의 수혜를 받는 금융주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의 영향을 받는 천연자원주가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기자가 선택한 펀드는 AB자산운용의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점이 유망해 보였다. 지난해 3월부터 1월 6일까지의 수익률은 9.92%였다. 실 가입액은 100만원이지만 한도는 1000만원으로 설정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을 봐가면서 연말까지 다른 해외 주식 펀드도 추가로 가입해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할 계획이다.

써티테크 12회에서는 이새누리 기자의 ‘글로벌금리와 물가연동펀드 투자기’를 소개한다. 중앙일보 홈페이지(www.joongang.co.kr)에서 지면보다 먼저 만날 수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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