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최순실이 국무회의 기록 작업하는 것 봤다"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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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사진 중앙포토]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최순실(61)씨가 국무회의 기록을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했다.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차씨는 "최순실씨가 국무회의 기록을 종종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최순실씨 본인이 대통령과 친하다고 직접 말하더냐'라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 정장현 변호사의 질문에 "눈으로 많이 봤다"며 이같이 답했다.

차씨가 회의를 위해 가끔 최씨를 만났을 당시 최씨가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국무회의 기록을 보고 있었던 것을 구체적으로 증언한 말이다. 최씨가 청와대 내부 문건 등 공무상 비밀을 수정 등 작업을 통해 국정에 개입한 정황을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의 국무회의 기록과 박 대통령의 연설문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씨이게 건넨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다만, 차씨는 최씨나 고영태 더블루K 전 이사가 태블릿PC를 쓰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차씨는 "최씨는 항상 방에서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차씨는 "(최씨가) 특정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전화가 오면 회의하는 사람을 나가라던가 본인이 나갔다"며 "조용해서 (전화) 목소리가 들리는데 제 느낌으로는 대통령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차씨는 "'저분(최순실)이 박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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