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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구속, 朴 정부 실세 장관에서 ‘1호 현직 구속 장관’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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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는 나오지 않았다</b>  21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날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구속 수감된 후 서울구치소 입구.

그는 나오지 않았다 21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날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구속 수감된 후 서울구치소 입구.

조윤선(51·사진)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1호 현직 구속 장관’으로 기록됐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인 조 장관은 사법고시 합격 후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미국 연방항소법원 근무를 거쳐 국내 외국계 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조 장관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인연이 닿아 정계에 입문해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조 장관은 18대 대선 경선 때 박근혜 대선캠프 대변인을 맡으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조 장관은 박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됐다.

박 대통령 정식 취임 이후엔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15개월간 장관직을 수행한 뒤 2014년 6월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이후 20대 총선 도전을 위해 정무수석을 사임했지만 경선 패배에 패배했다. 박 대통령은 다시 그를 불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했다.

조 장관은 때로는 과거 시진핑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왔을 때 대통령을 대신해서 맞이할 정도로 박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굳건한 신임을 얻어왔다.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중 파헤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혐의로 조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일 오전 특검팀으로 출석한 오전 조 장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각각 3시간이 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통해 자신들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시간 동안의 장고 끝에 21일 이른 오전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기 전 피의자를 심문하는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97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 장관은 현직 장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첫 사례임과 동시에 ‘1호 현직 구속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역사에 남기게 됐다. 현직 장관이 구속된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수사 대상이 된 이들은 대부분 전직이었고 현직인 경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에 사임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노조가 조 장관의 사퇴와 문체부 내부의 국정농단 사태 연루자 처벌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조 장관은) 구속과 불구속의 여부를 떠나 직권남용으로 주워담을 수 없는 반문화적인 행태를 조직적으로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현 장관은 자격 상실”이라며 “이에 대해 응분의 책임이 따라야 하고, 장관 이하 주요 관리자들 또한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완강히 부인해온 조 장관은 장관직을 유지한 채 법적 다툼을 이어갈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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