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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살펴보는 이시대의 여성상|「여성문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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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7면

현실과 부대끼는 가운데 겪을 수밖에 없는 여성들만의 고난을 여성 작가들의 손으로 파헤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게 돼 관심을 모은다. 9월11∼17일 그림마당 민에서 열리는 「여성과 현실, 무엇을 보는가-여성작가 4O인의 시각전」이 바로 그것.
한국화·서양화·조각·도예등 4개 부문의 작가들이 참가하는데, 이처럼 각 부문이 망라된 대규모 여성문제 기획전은 국내 화단사상 처음이다.
이 전시회를 위해 준비워원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4월. 작년 10월 시월모임의 「반에서 하나로」전시회 이후 결성된 여성문제 스터디그룹 멤버들이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미술의 전 분야가 참가하는 기획전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
시월모임의 김인순·김진숙·윤석남씨, 터그룹의 구선회·김민희·신가영·이경미·정정섭·최경숙씨, 화가 김종례·김민희씨, 미술평론가 민혜숙씨, 사회학자 이혜경씨등 13명이 준비위원을 맡았다.
미술협회에 가입돼있는 여성작가, 서울시내 미술대학 졸업생중 졸업한지 3∼5년이된 여성 및 광주·전주등 연고가 있는 지방 작가들 1천7백여명을 대상으로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6월.
『여성의 역사적·사회적 역할이 지금 이 시점에서 볼 때 어떤 것인지 여성 미술인 각자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함께 생각해 보자』는 내용의 취지서와 응낙서를 띄운 결과 김선희·문재희·신해랑·이기은·하수경씨등 40여명으로부터 『참가하겠다』는 통고를 받았다.
출품작은 1인 1작품이 원칙. 김인순·김종례·구선회·최경숙·김영미씨등 5명의 여성민주화를 내용으로한 공동작품 『여성과 현실, 무엇을 보는가』라는 2.4m×4m의 대형 유화도 함께 출품된다.
전시기간중 다양한 행사도 펼쳐지는데 11일 하오5시에는 개막제로 「여성해방 열림굿」이 열리며 15일 하오5∼7시에는 최석태씨의 「미술작품에 나타난 여성」, 이미경씨의「여성과 현실, 무엇을 보는가」라는 강연회가 있을 예정. 전시 마지막을 장식하는 평가회는 17일 하오7시에 마련되는데 준비위원회측은 참가 작가는 물론 관람객도 함께 참여토록 할 생각이다.
준비위원 윤석남씨는『참가작가는 20대후반∼30대초반이 주류』라고 밝히고 『기성작가중에서는 현실의식이 결여된 그림을 그려오면서 회의를 느껴온 이들이 이를 계기로 새로이 시각을 바꿔보려는 뜻에서, 신진작가들은 대학 졸업 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이들이 이를 통해 자기작업을 확인해보려는 뜻에서 참가해온 경우가 많았다』고 들려줬다.
준비위원측은 전시기간중 요청이 오면 지방순회전도 가질 예정. 김진숙씨는『앞으로 연1회 이 기획전을 계속 해가며 기성작가들의 참여를 늘려가겠다』고 말하고『여성문제를 내용으로 다루는데 그치지 않고 그림에서 여성적 요소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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