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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선 실세는 조연준·조용원·박태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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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왼쪽부터 조연준, 조용원, 박태성.

왼쪽부터 조연준, 조용원, 박태성.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7일 북한의 비선(秘線) 실세를 지목했다. 바른정당 초청 간담회에서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는) 외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비선 실세와 실제 언론에 공개되는 라인이 있다”며 “한국 언론들이 찾고 있는 2인자는 없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공사, 3명 지목
“최용해·황병서 제거해도
북한 정상적으로 돌아가”

그는 “많은 사람은 김정은(노동당 위원장), 황병서(총정치국장), 최용해(당 부위원장),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런 식으로 노동신문에 공개된 라인만 보고 평가한다”며 “실제 힘이 있느냐 없느냐는 국가 서열 몇 번째냐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명 노동당 3층 서기실의 조직지도부를 지목했다. 태 전 공사는 “중앙당 조직부 부부장·과장들이 북한 사회 전반을 통제하고 운영한다. 실제로 뒤에서 조종하고 목 치는 이런 사람들은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며 “최용해·황병서 같은 사람들을 다 제거해도 북한은 정상적으로 간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드러나지 않은 실세로 조연준, 조용원, 박태성 등 3명을 꼽았다. 통일부는 조연준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직지도부는 ‘당 속의 당’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부서”라며 “조연준은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어 2012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용원은 2014년 김정은을 처음으로 공개 수행한 이후 2015년부터 수행 횟수가 늘어 지난해엔 황병서(40회)를 제치고 수행 횟수 1위(47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7차 당대회 때는 집행부(권력 서열) 명단에선 이름이 빠졌지만 김정은이 앉은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아 영향력을 과시했다. 정보 당국자는 “조용원은 조직지도부 또는 서기실에서 김정은의 지시와 보고를 출납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태성은 평안남도 도당위원장이다. 2013년 12월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삼지연을 찾았을 때 당 부부장 직함으로 동행하면서 ‘삼지연 신실세’로 꼽혔다. 이듬해인 2014년 5월 현직에 올랐다. 정창현 국민대(통일학) 겸임교수는 “중앙당에서 근무하면서 김정은의 눈에 들어 지방당을 책임지는 일종의 승진 케이스”라며 “현장에서 실무를 익힌 뒤 다시 중앙당 부장이나 조직지도부로 컴백할 가능성이 큰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 전 공사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용수·허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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