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총수들 면담 뒤 출연금 액수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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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업별 출연금 액수를 알려줬다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언이 나왔다.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안 전 수석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을 상당 부분 그대로 인정했다. 반면 이날 안 전 수석에 앞서 헌재에 처음으로 증인으로 나온 최순실(61)씨는 혐의와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안종범, 헌재서 재단모금 인정
“작년 10월 대통령·우병우 만나
전경련이 주도했다고 입맞춰”

안 전 수석은 소추위원 측이 “(2015년 7월) 업무수첩에 ‘현대차 30+30 60억, CJ 30+30 60억’이라고 적혀 있는데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을 메모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 다른 기업들도 이에 준해 모금하라고 지시했다”고 대답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철학을 제시했을 뿐 재단 출연금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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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수석은 롯데그룹 측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출연했다가 지난해 6월 검찰의 압수수색 바로 전날부터 돈을 돌려받게 된 경위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대통령에게 (추가 출연에 대한) 중단을 건의했고 (6월에) 박 대통령이 반환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또 소추위원 측이 “지난해 10월 대통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만나 ‘재단 설립 이야기는 2015년 2월과 7월 간담회 등에서 한 것이고, 이후 모금은 전경련이 주도했다’는 식으로 정리하자는 논의를 했느냐”고 질문하자 “그런 기억이 난다”고 시인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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