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선거자금등으로 맡긴 36억중 신용금고 간부형제 21억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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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회의원선거 자금등 비자금으로 맡긴 21억원을 가로챈 신용금고 간부등 2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지검동부지청은 3일 민정당 정책위의장 임철정의원(49·중앙대재단 중앙문화학원 이사장·민정당 서울관악지구당위원장) 이「2·12총선」때 선거자금등으로 쓰기 위해 자금관리인을 통해 맡긴 36억9천5백만원중 21억3천여만원을 가로챈 서울소공동 81 대주상호신용금고 대주주 김신일씨(44·세종여행사 회장·서울방배동 삼호빌라)와 전 대주상호신용금고 영업부장 김신영씨 (37·서울역삼동 개나리아파트) 형제를 횡령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임의원의 위임을 받은 최형남교수 (59·중앙대 예술연극영화과 교수·중앙문화학원 법인사무처장)등 2명의 고소로 7월 초순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씨 형제는 「2·12」 1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전후한 85년 1월9일부터 2월25일사이 임의원의 재산관리인인 최교수가 12차례에 걸쳐 현금보관증을 받고 변칙 예탁된 36억9천5백만원중 15억6천여만원만 돌려주고 나머지인 21억3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그러나 구속된 김씨 형제는 85년 1월말께 최교수가 선거때 라이벌 야당후보에게 준다며 3억원과 2억원을 가져갔고 중앙대 법인사무처 총무부장겸 이사장 비서역 최전복씨가 고위공직자에게 준다며 4억원을 가져가는등 14억원을 더 찾아갔기 때문에 갚아야할 돈은 7억여원에 불과하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구속직후 김씨형제는 구속척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36억여원 위탁=85년1월9일 김신영씨가 중앙대 최교수의 사무실에서 3억원과 9천만원을 각각 받은 것을 비롯, 2월25일 1천5백만원을 마지막으로 12차례에 모두 36억9천5백만원 이 같은 방법으로 맡겨졌다.
최교수는 구속된 김신일씨의 서울S고교시절 은사(당시 훈육주임)로 84년부터 거래를 해왔다는 것.
최교수는 84년 12월중순 김신영씨를 사무실로 불러 『앞으로 30억∼40원이 생기는데 그 돈의 이자를 신용금고 예금금리 이상으로 줄 수 있겠느냐』고 묻고 ▲그 돈은 임의원의 선거자금등으로 쓰일 것이니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어야 한다 ▲예금주명의는 추적이나 의심을 받지 않도록 김신일의 명의로 하라고 요구했다고 김씨 형제가 검찰에서 진술했다.
최교수는 김씨에게 돈을 맡기면서 정상적인 대주상호신용금고의 예탁금 증서를 받지 않고 김씨로부터 현금보관증만 받았다는 것.
◇자금출처=최전복 법인총무부장은 검찰에서 당시 최교수가 매일 마련해주는 돈을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최교수는 임의원이 선거자금등으로 쓰기 위해 개인소유 부동산등을 처분한 돈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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