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동생 김여정 나이는 고무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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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나이와 관련해 한미가 서로 다른 정보를 밝혀 양국의 정보협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김여정 부부장을 인권침해 혐의로 제재 대상(특별지정제재)에 올리면서 그의 나이를 1989년 9월 26일생으로 명시했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1984년생으로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김정은과 5살차이다. 그동안 김여정의 나이는 1987~89년생까지 다양한 관측이 있어왔다.

특히 한국 정부는 1987년생에 무게를 둬 왔다. 정부 당국자는 "김여정의 구체적인 생년월일은 확인이 안되고 있다"며 "1987년생이라는 설(說)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제재를 하며 공개한 공식 정보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김정일과 고영희(2004년 사망) 사이에 태어난 김여정은 수시로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수행하는 등 공개된 인물이다. 또 이전에 해외 여행 경험도 있던 터여서 마음만 먹으면 '팩트'확인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생년을 밝힌 상황에서 한국은 여전히 설(說)로만, 그것도 2년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정보협력과 공유에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와 관련 정보 당국자는 "김여정은 로열페밀리여서 해외 여행 등에 사용하는 여권을 신분 세탁용으로 사실과 다르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며 "가장 정확한건 북한이 관영 매체 등에서 밝히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그런 사실은 없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이나 주변에서 수집한 유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삼고 있기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김여정을 제재 대상에 올림에 따라 그의 해외 방문 등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가명을 사용하거나, 다른 생년월일을 쓸 경우 이 제재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북한은 백남순 전 외무상이 백남준으로 활동하는 등 고위 당국자들의 가명 사용이 빈번하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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