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해 충남지역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해 혈액검사를 받은 운전자들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이 연쇄 성폭행범과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L씨(대전시 대덕구)를 찾아냈다. 경찰이 확인을 위해 이 남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그가 피운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를 수거해 감식한 결과 역시 DNA가 일치했다. 경찰은 유전자 감식으로 확인되지 않은 범행까지 포함하면 이 용의자가 성폭행한 여성이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씨는 165㎝ 정도의 작은 키에 체구는 마른 편이다. 또 턱이 뾰족하다. 피해 여성들은 범인에 대해 한결같이 "몸에서 악취가 나고 신체 특정 부위가 컸다"고 진술했다. L씨는 최근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행방을 감췄다.
이 용의자는 경찰 등에서 '발바리'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이는 95년 대전 둔산 지역에서 여성 연쇄 성폭행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 용의자가 발바리처럼 뒤에서 살금살금 다가와 범행을 저지르고 재빨리 달아났다고 피해자들이 진술한 데서 유래한다. 당시 용의자는 주로 운동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몰래 뒤쫓아가 여성이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따라 들어간 뒤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충남경찰청 이철구 강력계장은 "과거 둔산 지역에서 범행할 당시 '발바리'는 유전자 감식을 피하기 위해 피해 여성을 강제로 목욕시키는 치밀함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