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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최고수 다 꺾은 ‘복면기왕’ 알파고 맞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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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구글 측이 바둑 사이트에서 세계 최고수를 상대로 60승 전승을 거둔 ‘마스터’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새 버전이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온라인서 새 버전 점검”
박정환·커제 등에 60전 전승 거둬
이세돌 이어 세기의 대결 2탄 예고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사진)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새로워진 알파고의 성능을 실험해보기 위해 ‘매지스터(Magister)’ ‘마스터(Master)’라는 온라인 아이디를 사용해 타이젬과 한큐바둑에서 대전을 벌였다”고 공개했다. <본지 1월 5일자 2, 21면 보도> 그는 업그레이드 된 알파고의 기력에 대해 “지난 며칠 비공식 온라인 게임에서 새로운 프로토 타입 버전을 사용해 빠른 시간 동안 컨트롤 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그 결과 희망대로 작동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12월 29~31일 알파고는 한국의 바둑 사이트 타이젬에서 ‘매지스터’라는 아이디로 30전 전승을 거뒀다. 이어 글로벌 바둑 사이트 한큐바둑으로 전장을 옮겨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30전 전승을 추가했다. 대부분 30초 초읽기의 속기 바둑이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급기야 지난 2~3일 ‘마스터’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사람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주겠다며 상금까지 내걸었지만 아무도 ‘마스터’를 꺾지 못했다.

특히 이번 온라인 대국에서 알파고에 패한 상대가 각각 한·중·일 랭킹 1위인 박정환·커제·이야마 유타 9단과 국내 상위 랭커인 박영훈·김지석 9단, 중국의 톱 랭커인 퉈자시·스웨 9단 등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이현욱 8단은 “지난해 3월 알파고의 등장으로 이미 충격을 받았지만 이번엔 또 다른 종류의 충격이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상용화 되는 시대에 바둑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온라인 대국으로 실전 테스트를 마친 알파고 새 버전은 곧 공식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사비스는 “바둑협회들, 전문가들과 함께 올해 안에 공식 경기를 열고 바둑의 심오한 미스터리를 탐험하기를 기대한다. 곧 추가 발표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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