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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4개 부문제 전환…계열사별 현장경영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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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그룹이 오는 3월 여러 개 계열사를 묶은 BU(부문·Business Unit)제를 출범시키고 계열사별 현장경영을 강화한다. 신동빈(62)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정책본부 축소 ▶전문경영인의 현장경영 강화 ▶윤리·준법경영 강화 등을 실천하는 차원이다.

유통·화학·호텔 서비스·식품
3월에 시작 연말까지 재편키로
그룹 정책본부 인원은 40% 줄여

롯데그룹은 지난 2일 고위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맥킨지의 컨설팅을 반영한 조직개편 초안을 확정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개편안에 따르면 롯데는 3월 중 유통부문 계열사를 묶은 ‘유통BU’와 화학 부문 계열사를 묶은 ‘화학BU’를 우선 출범시킨다. 나머지 ‘호텔·서비스BU’, ‘식품BU’ 등도 연말까지 생겨, 4개 BU 위주로 그룹이 운영된다. BU는 BU장(총괄사장 개념) 산하에 소속 계열사에서 인사·재무·기획·홍보 등 지원부서 인원을 이관해 ‘통합 경영지원실’ 콘셉트로 운영된다. 각 계열사에는 최소한의 지원 인력만 남기고 영업·마케팅·생산 등 현업 인력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또 현행 300여 명인 그룹 정책본부는 인원이 40%가량 줄어든다. 비서실·대외협력단·운영실(기획조정·대관)·개선실(감사)·지원실(재무·법무)·인사실·비전전략실 등 7개실 편제는 인사팀·재무팀·커뮤니케이션팀·가치혁신팀 등 4개 소규모 팀으로 다운사이징되고, 별도 준법경영기구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생긴다. 신격호 총괄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비서실도 없어진다.

신설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의 전 임직원이 윤리경영과 청렴함을 강제하는 기구로 운영된다. 기존의 롯데그룹 준법경영위원회가 외부 전문가들이 롯데를 감시하는 조직이라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롯데 정책본부와 각 계열사 전체에 설치돼 임직원의 윤리경영을 강제하는 기구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지주회사 롯데홀딩스에도 이사회 내에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신설됐었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이 소위 ‘조삼모사’가 되지 않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본부의 인원이 각 BU로 옮겨가 사실상 ‘정책본부 2중대’가 되는 것을 막으라는 이야기다. 한 정책본부 고위 임원은 “정책본부 내에서 줄어든 40%의 인원은 파견 전 원소속사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롯데 관계자 역시 “정책본부의 기능은 회장 보좌·비전 제시·감사 위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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