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센터 라틀리프 “태극마크 달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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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농담이 아니다. 한국에 귀화해 농구대표팀에서 뛰고 싶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8·미국·사진)가 한국 국적 취득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6연승 이끈 주역…귀화 의지

4일 인천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에서 라틀리프는 22득점·14리바운드로 활약하며 94-83 승리를 이끌었다. 1140일 만에 6연승을 달린 삼성은 선두(20승6패)를 지켰다.

라틀리프는 지난 1일 경기 후 “한국 여권을 갖고 싶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귀화를 거쳐 한국인으로서 코트에 뛰고 싶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4일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라틀리프가 ‘한국 귀화를 도와달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진지하게 면담까지 했는데 라틀리프의 귀화 의지가 강했다. 2015년 딸(레아)이 태어난 한국에 대한 애정이 예상보다 컸다”고 전했다. 라틀리프는 미국에서 대학 졸업 직후인 2012년부터 5시즌째 국내에서 활약 중이다. 모비스 시절 세 시즌 연속우승을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평균 22점·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삼성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한국 남자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귀화선수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농구에선 혼혈선수가 아닌 외국선수가 귀화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라틀리프는 4일 “한국은 프로생활을 시작한 나라다. 나는 이 곳에서 은퇴하고 싶다. 여러 나라의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한국인들의 정이 좋아 남았다. 2014년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에 모비스 소속으로 출전해 우승했다. 그 당시 대한민국 대표란 느낌을 받았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출전, 첫 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 오리온은 홈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85-69로 꺾고 공동 2위(18승8패)로 올라섰다. 부친 이용길씨가 암투병 중인 오리온의 이승현은 더블더블(18점, 10리바운드)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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