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마대 속 여성 시신에서 일산화탄소 검출…질식사?

중앙일보

입력

인천 굴포천 인근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채 발견된 여성 시신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연탄이나 번개탄 등에 의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로부터 시신 비장(脾臟)의 혈중일산화탄소 농도가 40%로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혈중일산화탄소 농도가 25%이상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며 “비장에서 40%가
나온 만큼 숨질 당시엔 혈중일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마대 속 여성 시신 사건 몽타주가 담긴 전단지 [사진 인천 삼산경찰서]

인천 마대 속 여성 시신 사건 몽타주가 담긴 전단지 [사진 인천 삼산경찰서]

경찰은 이 여성 시신이 연탄이나 번개탄 등에 의해 사망한 뒤 마대자루에 담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시신의 팔과 다리가 노끈으로 묶인 상태였던 만큼 이 여성이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과수의 부검 결과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시신의 경추와 늑골의 골절이 사후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신의 신원 파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치과 치료 흔적이 없는데다 손끝이 뼈가 드러날 정도로 부패해 지문도 채취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1일 시신의 골격을 토대로 복원한 몽타주를 넣은 제보용 전단을 만들어 전국의 모든 경찰서에 배포했다. 결정적 제보자에겐 500만원의 신고 보상금까지 내걸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은 물론 전국의 실종 신고된 이들의 자료를 모두 비교했는데 일치하는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외국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신은 지난달 8일 오전 11시47분쯤 인천 부평구 굴포천 인근에서 쌀 40kg을 담을 만한 크기의 쓰레기 수거용 마대자루에서 발견됐다.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150~155㎝ 키에 긴 팔 티셔츠와 7부 바지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통통한 체격으로 몸무게는 50~60㎏으로 추정됐다. 당시 양말을 신지 않은 맨발 상태였으며 다른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이 시신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냈다. 혈액형은 B형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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