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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은「마법」을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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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한남규 특파원】경사마당엔 으례 공치사가 풍성하게 마련이다. 바로 워싱턴이 그렇다. 미의회 한국문제전문가로 행세하는「스티븐·솔라즈」하원아태소위원장이 30일 재빨리 한국사태전환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청문회를 마련했다.
그는 이번 일의 독사는 한국민, 노태우·김영삼·김대중씨에게 돌아가야 하며『끝으로 미행정부와 의회간 협조에 돌아가야한다』고 말하고 특히 이 자리에 출석한「시거」국무성아태담당차관보를 가리켜 노벨상감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미국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얘기였다. 이날 뉴욕타임즈 사설도『레이건」행정부의 막후외교에 높은 점수를 주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시거」차관보는『한국민은 매우 놀랄만한 국민이며 이번의 마법을 만든것은 바로 이들 국민』이라고 한국민을 칭송했다.
외교당사자도 마법이란 말을 쏠 정도로 이번 서울조치는 미측이 예상치 못했던 경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욕타임즈지는 이같은 의외성을 강조「노대표의 쿠데타」로까지 표현했다.
동지는 노대표가 이번 조치를 취하게된 배경을 분석하면서 여타 다른 조치는「얼치기」 밖에 안된다는것을 인식했기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학생데모를 종식시킬수없을뿐 아니라 군개인위협을 더이상 막지못할것이라고 판단했으리라는것이다.
그리고 전대통령과 노대표가 기본적으로 매우 실질척인 인물들이라고도 설명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풀이로는 이번 조치가 결코 이상주의에서 나온게 아니며 「세의 분석」에서 나온것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경찰로는 파격적인 증강없이는 시위를 막을수 없고, 야당도 학생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군이 들어설 준비가 돼있는것도 아님을 판단했다는것이다.
아울러 민정당은 중산층불만을 당장 해소할 길이 없다고 판단한것 같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紙는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분수령이될 이번 단계에 군이 어떤 자세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미국폭이 계속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지금은 80년당시와 달라 경제가 더욱 급속히 발전하고 중산층도 늘어나 민주화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군개입가능성을 적게보고 있지만 계속 관심을 갖고 있어야하는 단계라는 태도다.
이같은 태도는 행정부 공식논평에도 계속 나타나고있다.
그러나 이번 여당제의로 여당은 입장이 크게 강화, 개선될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번 제의가 이제까지의 정치과정을 보면 여당의 치욕적인 패배일텐데도 민정당이오히려 이 조치를 축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노대표에 관해 언급, 그는 대통령에 대한 단순한 후계자일뿐이라는「정치척 사망」상태에서 탈출하여 이제까지는 찾아볼수 없었던 지도자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한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야당으로서는 놀랄만큼 큰 정복을 달성해 냈으면서도 실은 물어야할 과제가 가로놓여 있다는 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매일 자동차를 물겠다고 쫓아다니다가 드디어 잡아놓고는 어떻게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격』으로 야당의 처지를 비유했다. 미국이 야당에 대해 우려하는것은 내분과 특히 김영삼·김대중씨 라이벌관계다.
이날「솔라즈」청문회에서「솔라즈」의원은 김대중씨가 전대통령이 직선제 개헌안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바 있는데 지난번 방한했을때 무슨 말을 들었는가』고「시거」차관보에게 질문,「시거」차관보는『김씨가 그런 말을 다시 할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해「솔라즈」위원장은『미국에도 그같은 희생정신이 있어야 하겠다』고 말해 좌중이 웃었지만 김씨의 불출마를 단언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것 같다.
뉴욕 타임즈지는 야당의 첫째 과제를 대통령후보 결정이라고 했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두 김씨가 별도출마하고 노대표가 혼자 상대하는 양상이 될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두金씨가「서로를 몰락하도록 하는 전략」이 여당측이 계산하고 있는 구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동지는 서방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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