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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377일만에 라이벌 현대캐피탈 격파

중앙일보

입력

드디어 이겼다.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377일만에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삼성화재는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1(25-23, 25-23, 14-25, 25-18)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화재가 가장 최근 현대캐피탈을 이긴 건 지난해 12월 16일 천안 경기였다. 승점 3점을 보태 29점(8승11패)이 된 삼성화재는 우리카드(9승9패·승점28)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5연승 도전에 실패한 현대캐피탈(13승6패·승점38)은 2위 한국전력(13승5패·승점35)과 격차를 벌리는데 실패했다.

전통의 맞수이자 연고지도 인접해 있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올시즌 맞대결에 'V클래식 매치'란 이름을 붙여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3라운드 경기에서는 1000명분의 간식을 걸고 내기를 펼쳤고, 패한 삼성화재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관중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삼성화재가 승리해 두 구단이 모은 500만원 가량의 성금을 삼성화재 연고지인 대전 지역에 전달하게 됐다.

'삼성스러운' 배구였다. 삼성화재는 이날 라이트 박철우가 독감에 걸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세터 유광우는 승리를 위해 타이스(25·네덜란드·2m5㎝)에게 공을 집중했다. 타이스는 1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의 목적타 서브를 이겨내면서도 강타를 연이어 터트렸다. 1세트에서 삼성화재가 얻은 25점 중 공격 득점은 10점. 그 중 9개가 타이스가 기록한 것이었다.

타이스의 괴력은 2세트에서도 이어졌다. 백어택, 오픈 공격, 2단 공격을 가리지 않고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현대캐피탈 블로커들은 뻔히 타이스가 공격할 걸 알았지만 2세트까지 단 한 개의 공격도 막지 못했다. 안젤코·가빈·레오 등 외국인선수에게 공격을 집중하고 국내 선수들은 수비와 블로킹에 집중해 8번 정상에 오른 예전의 '삼성 스타일' 그대로였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서브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최민호가 4-2에서 2연속 서브 득점을 올려 분위기를 가져왔다. 문성민은 미사일같은 서브를 날려 이날 서브득점을 5개나 기록했다. 허수봉과 이시우의 날카로운 서브도 삼성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블로킹까지 살아난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강타를 앞세워 3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잠잠했던 타이스가 다시 날았다. 3세트에서 5득점에 그쳤던 타이스는 4세트 초반 오픈 공격에 이어 이승원의 공격을 가로막아 4-1을 만들었다. 중반에는 2단 공격을 세 개 연속 시키는 괴력까지 발휘했다. 타이스는 61.53%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로서는 주전 세터 노재욱의 결장이 뼈아팠다. 노재욱은 전날 훈련을 마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노재욱은 지난 시즌에도 허리가 아파 결장한 적이 있다. 스타팅으로 나선 이승원은 좋은 백토스로 문성민(24점)의 공격을 극대화시켰지만 현대의 장점인 빠른 공격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노재욱이 2~3일은 쉬어야 할 것 같다. 이승원은 최근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해 감각이 떨어져 있다. 4라운드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3-1(17-25, 25-14, 25-23, 27-25)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리쉘이 24점, 김희진이 23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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