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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의 위력? 멕시코 소녀 생일파티 찾아온 수천명 손님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 소녀 루비 이바라 가르시아의 부모는 딸의 15번째 생일 파티를 위해 페이스북에 짤막한 초대 영상을 올렸다. 라틴 아메리카 문화에 따라 16번째 생일 파티에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려 했는데, 이를 1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45초 분량의 이 초대 영상에서 루비의 아빠 크레센시오 이바라는 "12월 26일 딸 아이의 생일 파티에 초대한다"며 "우승자에겐 1만페소(약 59만원)의 상금을 주는 경마 이벤트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는 상투적인 인삿말로 끝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는 말은 현실이 됐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 영상이 바이럴(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에 퍼뜨리는 일)되면서 전세계에서 130만명 넘는 사람들이 생일파티에 참석하겠다는 댓글을 단 것이다.

이 열풍은 네티즌들의 댓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역 TV 채널들은 앞다퉈 이들 가족들을 인터뷰했고, 멕시코 항공사 인터젯은 가르시아가 사는 집 근처까지 가는 항공권을 30% 할인해주는 이벤트까지 준비했다.

멕시코의 유명 디자이너들은 가르시아에게 생일 파티 때 입을 드레스들을 무료로 만들어 보내줬고, 결국 수천명이 모이는 대형 이벤트가 열렸다.

파티엔 취재진을 비롯한 손님들로 붐볐고, 간단한 저녁식사와 경마 이벤트를 열기로 했던 당초 예정과는 달리 밴드의 콘서트까지 열렸다. 멕시코 당국은 별도의 경찰 병력까지 보내 안전한 생일 파티를 도왔다.

행복하게 끝나가던 15살 소녀의 생일 파티는 불의의 사고로 황급히 끝났다.
경마 이벤트에 나섰던 66살 펠릭스 페냐가 말에서 떨어져 숨진 것이다. 당시 경기는 가르시아의 집 인근의 광야를 여러 사람들이 말을 탄 채 달려가는 이벤트로 별도의 경마장이 아닌 장소에서 진행됐다. 멕시코 소녀의 생일파티뿐 아니라 이 사고 소식 역시 인터넷을 통해 바이럴됐고, 순식간에 인터넷엔 가르시아와 관련된 해시태그가 넘쳐났다.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가르시아의 생일파티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채 마무리됐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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