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른 포유류 치타 멸종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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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 2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등급인 ‘치타’ 번식에 성공해 태어난 아기 치타 3마리를 공개했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 치타 3마리는 지난 6월 17일 암컷 치타 아만다(2011년생)와 수컷 치타 타요(2010년생)사이에서 태어났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 2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등급인 ‘치타’ 번식에 성공해 태어난 아기 치타 3마리를 공개했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 치타 3마리는 지난 6월 17일 암컷 치타 아만다(2011년생)와 수컷 치타 타요(2010년생)사이에서 태어났다.

포유류 중 단거리가 가장 빠른 치타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치타의 최고 시속은 110km 전후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최고 시속은 37.7km 정도다.

현재 전 세계 야생에 남아 있는 치타의 수는 7100여 마리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점점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B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런던동물학회 보고서를 인용해 치타의 개체수가 지난 10여 년 사이 주요 서식지인 아프리카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측에 치타를 ‘취약종(vulnerable: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음)’에서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재분류함으로써 집중관리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치타의 절반 이상이 남아프리카 6개국에 서식하고 있다. 아시아의 치타들은 사실상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란에 50여 마리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타는 행동반경이 넓은 육식동물이다. 치타의 77%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밖에서 서식하고 있는데 보호구역을 벗어난 치타들은 인간의 사냥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치타보호기금(Cheetah Conservation Fund)에 따르면 새끼 치타의 경우 최소 1만달러(약 1200만원)에 불법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10년간 1200마리의 새끼 치타들이 아프리카에서 밀반출됐고 이들 중 85%는 운반 도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의 경우 16년 전 1200마리에 달하던 치타는 현재 170마리로 줄었다. 런던동물학회 사라 두란트 박사는 “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고양이과 동물의 비밀스러운 본성(secretive nature) 때문에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멸종위기에 처해도 간과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란트 박사는 이어 “이제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치타의 멸종 위험이 커졌다. 치타를 위한 보호구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멸종 위기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Convensa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d Wild Fauna and Flora)’회의에서는 치타 판매를 광고하는 소셜 미디어의 계정들을 단속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치타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보전 방법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 작성자인 ‘판테라(Panthera)’의 김영-오버톤 박사는 단순히 치타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치타 보호에 따른 보상금을 지원하는 등 성과보수에 기반을 둔 보호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조사의 교훈은 보호구역을 보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치타를 영원히 잃지 않으려면 우리는 보호구역과 비보호 구역을 초월해 보호할 수 있도록 더 크게 생각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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