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순실 비공개 청문회 일문일답, "그렇게 신나게 살지 않았다. 종신형 받을 각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 위원들이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최순실씨를 비공개로 접견했다. 이날 접견은 구치소와 법무부의 요청으로 사진 촬영이나 녹음 등이 허용되지 않았다. 만남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진행됐다.

김성태 위원장은 “최순실 증인은 우울증, 심장질환 등으로 몸이 많이 아프다는 건강상태를 이야기하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답변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며 “신문을 마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본인이 죽어서라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느냐’고 했을 때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최씨는 연한 녹색 수의를 입고, 노란 명찰에 628번을 달고 있었다”며 “2시간 여 동안 간간히 물도 마시고 답변을 또렷이 앉아서 했는데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특검에 가서 얘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핵심적인 질문은 ‘모른다’ ‘말하고싶지않다’ ‘재판이나 공소장에 있다. 그때가서 확인해라’로 일관했고, 자기에게 유리한 질문엔 또박또박 얘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몸이 안좋고, 우울증이 있고, 혈압약도 먹었다고는 했지만 마지막에 악수를 해보니 손이 따뜻했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것 같다"며 "오히려 좀 살이 빠져서 더 건강해진것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장제원 의원은 “본인이 구속되어있는 상황에 대해서 자조섞인 한탄이나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딸(정유라) 문제가 나왔을 때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윤소하 의원은 “안하무인 격으로 세상을 살아왔다고 느꼈다”며 “‘몸이 안좋으니까 나가야 한다. 내가 왜 여기 있어야 되느냐. 청문회인줄 모르고 나왔다’며 짜증을 냈다”고 전했다.  박영선 의원이 "그동안 신나게 사셨잖아요. 왜 여기서 특혜받고 있습니까"라고 묻자, "신나게 살지 못했습니다"고 답했다. '몇년형을 받을거라고 예상하느냐'는 질의엔 "종신형을 받을 각오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를 '최 원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다음은 최씨와 접견한 황영철·김한정·장제원·박영선·하태경·손혜원·안민석·윤소하 의원이 전한 최씨와의 질의응답.

본적이 정선으로 돼있는데 고향은 어디냐.
“서울이다.”
건강이 좀 어떤가.
“몸과 마음, 심신이 너무 어지럽고 심경이 복잡한 상태다.”
최근 심경이 어떤지 국민들에 한마디 해달라.
“국민들께 여러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아느냐.
“모른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나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를 아느냐.
"모른다."
박 대통령과 수십년 인연이고, 당선에 기여했고, 그 이후에도 뒷바라지를 많이 했는데 박 대통령은 '국정에는 1%도 기여 안했고,  눈도 못마주쳤고 그냥 심부름 하던 사람'이라고 했다. 본인은 알고 있느냐.
“그런 소리를 했나. 처음 듣는다.”
심경은 어떠냐. 억울한점 없느냐.
“...”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은 누가 아이디어를 본인이 냈나.
“나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
K미르재단이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검찰에 얘기하지 않았나.
"공소장에 '정호성 비서관에 의해서'로 돼있다. 저는 그렇게 진술했다."
박 대통령과 여러가지 사안에서 공모관계로 기소됐는데.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바깥 소식이 궁금하지 않나. 신문이나 텔레비전, 청문회를 보고 있느냐.
“검찰에 불러다니느라 못봤고 저녁 7시 뉴스 정도를 보고 있다.”
TV조선에서 방송됐던 피팅룸은 언제부터 운영했나.
“...”
김영재 피부과에 갔을 때 136회 7900만 원 정도 프로포폴을 매주 맞은 것으로 나오는데 본인이 매주 맞았느냐.
"..."
동계영재스포츠센터 설립을 위해 삼성에서 16억을 받았는데 (조카인) 장시호 증인이 '이모가 다 하라고 했다'고 하더라.
"검찰에서 확실하게 답변을 했다. 삼성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
부탁하지 않았는데 삼성이 왜 그 돈을 줬냐.
"공소장에 나와있다."
최씨의 책상 위에 태블릿PC와 메모장이 있었다. 충전기를 쓰레기통에 빠뜨려 화를 냈다고 하는데.
"태블릿PC가 아니라 노트북이 있었다. 2012년에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그 다음부터는 사용 안했다."
차은택 감독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을 추천해서 됐다고 하는데.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감정은.
"전혀 얘기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
딸 정유라와 박 대통령 두 사람 중 증인이 구치소에 와있는 상태에 대해 누가 더 상실감이 크겠나.
"딸이다."
죄지은 것 없이 억울하게 왔다고 생각하느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구치소에서 특혜 없나.
“여긴 여자가 많아서 특혜를 주면 큰일난다. 유명한 사람이라 시끄러워져서 특혜를 줄 수 없다. (검찰 조사 때문에) 밤에 늦게 나가고 새벽에 들어와서 심신이 피곤하다.”
세월호 당일에 뭐했나.
"모르겠다."
그날 박 대통령과 통화했나.
"모르겠다. 기억 안난다. 어제일도 기억안나는데 그날 일이 어찌 기억나겠냐."
정유라의 이대입시 부정 의혹이 불거졌는데.
"왜 부정입학이냐. 정당하게 들어갔다."
이대교수 6명에게 쇼핑백 준 적 있느냐.
"없다."
김경숙 이대 전 체대학장은 알고 있나.
"잘 알고 있다."
독일에 8000억 차명재산 있나.
"전혀 사실 아니다. 단 한푼도 없다."
박 대통령과 차움병원에 시술을 받으러 다녀왔는데 당선 전에도 함께 갔느냐.
"당선 전엔 안 갔다."

박유미 기자, 의왕=채윤경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