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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세탁기 걸고…파키아오·김병지 펀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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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필리핀의 복싱 영웅 파키아오와 골키퍼 김병지(사진 아래)가 펀칭머신 대결을 펼쳤다. 자선 이벤트가 끝난 뒤 김병지는 세탁기 20대를 필리핀 다문화 가정에 기부키로 했다. 파키아오는 사인 글러브 10개를 내놨다. [뉴시스]

필리핀의 복싱 영웅 파키아오와 골키퍼 김병지(사진 아래)가 펀칭머신 대결을 펼쳤다. 자선 이벤트가 끝난 뒤 김병지는 세탁기 20대를 필리핀 다문화 가정에 기부키로 했다. 파키아오는 사인 글러브 10개를 내놨다. [뉴시스]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38)와 ‘전설의 골키퍼’ 김병지(46)가 크리스마스에 이색 대결을 펼쳤다.

김병지 926점 기록해 깜짝 승리
페널티킥 승부는 파키아오가 이겨

파키아오와 김병지는 2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김병지 스포츠문화진흥원’이 주최한 ‘파키아오, 김병지를 이겨라’ 이벤트에서 만났다. 프로축구 K리그 최초로 700경기에 출전했던 김병지는 지난 7월 은퇴 후 김병지 스포츠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3일 방한해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고 있는 파키아오는 김병지의 제안에 따라 이날 뜻깊은 행사에 참여했다.

어린 시절 빈민가에서 빵을 팔았던 파키아오는 세계 최초로 프로복싱 8체급을 석권, 필리핀의 영웅이 됐다. 지난 2013년 필리핀이 태풍 피해를 입자 22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축구부 회비를 낼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김병지도 축구로 성공한 뒤 ‘기부왕’이 됐다. 기부로 의기투합한 둘은 이날 ‘펀칭머신’ 때리기 대결을 벌였다. 파키아오는 왼손 맨 주먹으로, 김병지는 발로 펀칭머신을 때리는 ‘핸디캡 매치’였다.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에서 김병지는 발로 956점을 기록했고, 파키아오는 펀치를 날려 892점에 그쳤다.

골키퍼. [뉴시스]

골키퍼. [뉴시스]

파키아오는 1라운드 두 번째 대결에서 897점, 김병지는 발로 920점을 기록했다. 세 번째 대결에서는 김병지가 복싱글러브를 끼고 주먹으로 926점을 기록했고, 파키아오는 발로 888점에 그쳤다.

2라운드는 미니골대 페널티킥 이벤트였다. 파키아오가 골키퍼 김병지를 상대로 세 차례 페널티킥 중 한 골만 넣으면 이기는 방식이었다. 파키아오는 첫 번째 킥은 실패했지만, 두 번째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파키아오와 김병지는 1승씩을 나눠가졌다. 김병지는 세탁기 20대를 필리핀 다문화 가정에, 파키아오는 사인 글러브 10개를 김병지 스포츠문화진흥원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김병지와 파키아오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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