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당론으로 채택한 날, 손학규 만난 박지원… “He’s so happ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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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왼쪽)과 박지원(국민의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손학규(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왼쪽)과 박지원(국민의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He’s so happy.”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23일 점심식사를 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손 전 고문의 기분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이날 국민의당은 개헌 즉시 추진을 당론으로 정했다.

두 사람은 이날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지리탕을 먹으며 1시간 가량 회동했다. 지난 8월 강진 회동과 달리 막걸리는 들어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회동 후 웃으며 가게 밖으로 나섰다. 이날 회동의 주된 이슈는 개헌이었다고 한다.

손 전 고문은 회동 후 “박 원내대표께서 큰 역할하셔서 안철수 전 대표가 어제 대선 전에 개헌이 없다고 했는데 박 원내대표가 지금부터 개헌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적극 설득했다고 했다”며 “아주 잘 됐고 안 대표가 (개헌 즉시 추진을) 받아들인 것 크게 환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은 우리나라 대세”라며 “만약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빨라져서 조기대선이 이뤄진다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를 한다고 한 것은 현명한 대안이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에게 ‘개헌은 탄핵보다 어렵다’고 말했다”며 “미래의 제1당인 민주당이 개헌에 찬성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에 국민의당에서도 추진을 하지만 국회 개헌특위 구성이 됐을 때 여러가지 난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총을 열어 개헌 즉시 추진을 당론으로 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기대선 시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 공약을 하고 2018년 지방선거시 국민투표를 한다는 로드맵대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지만 개헌은 해야 한다”며 “각 주자가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2018년 지방선거 때 함께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이날 손 전 고문의 국민의당 입당이나 연대 등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입당은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손 전 고문과는 수시로 전화하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해 “개헌 뿐 아니라 나라를 바꿔 우리 국민들 편안하게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드는 데 개혁 세력이 서로 연대를 하고 힘을 합치자는 건 진작부터 얘기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개헌 즉시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며 손 전 고문과 국민의당과의 연대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안 전 대표와의 추가로 만나 개헌 문제를 논의할 거냐”는 질문을 받은 후 “앞으로 개헌문제와 우리 나라를 바꿔가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이다”고 답했다. 손 전 고문은 안 전 대표가 주장한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서 “결선투표제는 다당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다당 체제는 우리 정치에 이제 현실이 됐다”며 힘을 실어줬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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