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황태자 "반이민 포퓰리즘, 유대인 박해 암흑기와 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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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영국 황태자.

찰스 영국 황태자.

찰스 영국 황태자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반(反)이민 포퓰리즘 기류에 대해 1930년대 암흑기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찰스 황태자는 22일(현지시간) BBC 4 라디오프로그램에 츨연해 난민에 대한 차별과 관련 “소수 종교를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해 점점 공격적이 돼 가는 포퓰리스트 집단이 전 세계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에 1930년대 암흑기의 혼란스러운 반향이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1948년에 태어났는데, 우리 부모 세대는 유대인을 없애려는 비인도적 시도와 불관용, 그리고 괴물같은 극단주의와 전쟁을 치르며 목숨을 바쳤다”고 덧붙였다.

찰스 황태자는 “거의 70년이 지나 우리가 여전히 그런 사악한 박해를 목도해야 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시 고통받고 끔찍하게 죽어간 이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끔찍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난민에 대한 관용을 촉구하기 위해 기독교와 이슬람 전통을 모두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출생에 대해 보통 생각하듯이 우리는 (이슬람의 예언자) 모하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옮긴 것이 경배할 자유를 찾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황태자의 언급은 엄격한 난민 정책을 주장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각 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이민 장벽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최근 독일 테러와 관련해선 이슬람교도의 입국에 제한을 두자는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가결되는 등 이민자 수용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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