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청송, 유네스코 지질공원 등재된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기암 단애의 전경 [사진 청송군청 홈페이지]

기암 단애의 전경 [사진 청송군청 홈페이지]

경북 청송군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국내에서 제주도(2010년 12월 등재)에 이어 두 번째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위원회는 지난 22일 청송군(면적 845.71㎢)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예비 승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 4월 열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된다. 다른 나라의 별다른 의견 제출이 없는 한 청송은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다.

유네스코는 지질학적으로 중요성과 희귀성이 높은 곳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20곳이 인증을 받았다.

청송은 지난 2011년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 2014년 한국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고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11일부터 2주간 유네스코 평가위원 2명이 청송을 방문해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평가위원들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과 청송백자 원료가 나오는 법수광산 등을 둘러봤다.

현지 조사 결과 세계지질공원위원회 측은 청송에 '리튬-베어링 토수다이트(Li-bearing tosudite)'라는 희귀 광물이 매장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 세계 10곳 미만의 장소에서만 발견되는 이 광물은 과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다. 이와 함께 표면에 꽃이 화려하게 핀 무늬를 갖고 있어 '꽃돌'이라고 불리는 '구과상 유문암'도 다량 확인됐다. 이 암석은 지구상에 100여 곳에서만 발견된다. 그 중에서도 청송에서 나오는 구과상 유문암은 꽃무늬의 크기나 형태, 색상 등이 특별히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송의 대표 특산물인 사과도 지질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기 한반도 동남부를 뒤흔들었던 화산활동으로 청송에 분출물이 쌓였다. 분출물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이 토양에 녹아들면서 사과의 맛을 한층 올려줬다.

청송은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고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이 더욱 편리해진 만큼 관광객 방문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스쳐가는 관광이 아니라 먹고 힐링하는 '체류형 관광'이 활성화된 청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