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의 최측근이자 부산 최대 ‘친박’ 조직의 사무처장을 지낸 김모(64)씨가 엘시티 시행사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이 회장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거액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21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고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산 최대 친박조직 전 사무처장
엘시티 사업 행정특혜 청탁한 의혹
검찰은 김씨가 거액을 수수한 대가로 엘시티 사업의 인허가나 특혜성 행정조치가 이뤄지도록 정·관계 유력 인사에게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서 시장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경남고 동기다. 서 시장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부산시당위원장이던 2006년 11월 그 이듬해에 있을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한 ‘포럼부산비전’을 만들자 주도적으로 조직을 이끌었다. 창립총회 때는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2011년에도 박 대통령은 창립 5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이 포럼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세미나 등을 열며 서 시장을 적극 지지했다.
2012년 총선 당시 포럼 공동대표였던 현영희 전 의원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공천헌금 논란이 일자 김씨는 그해 8월 사무처장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문 자격으로 포럼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포럼에는 부산시 산하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의 강성철 원장이 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교수그룹이 대거 포진해 서 시장의 싱크탱크 역할도 하고 있다. 초청특강이나 세미나를 열며 친박계 정치인들의 만남의 장 역할을 해 왔다. 엘시티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포럼의 특별회원이었다. 현재 회원은 250여 명이다.
검찰이 김씨를 체포하면서 최근 소강상태인 엘시티 비리 수사가 서 시장 측과 부산의 친박 조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이번 주말 정기룡(59) 전 부산시 경제특보를 재소환해 조사한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