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정용 맥주 제조기 영업비밀 미국으로 빼돌린 스파이 “걸리지 않도록 차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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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기업 계열사 블로그}

[사진 A기업 계열사 블로그}

 국내 대기업이 만든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영업 비밀을 미국으로 빼돌린 산업스파이가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다니던 A기업의 내부 정보를 가로채 미국에서 같은 사업을 추진한 한국계 미국인 신모(42)씨 등 7명을 부정경쟁방지과 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를 만드는 공정흐름도와 미국 내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시장조사 등을 빼돌렸다. 또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뒤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신씨는 지난해 1월 A기업 신사업 기획을 위해 전무로 스카우트돼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제작 프로젝트를 맡았다. 신씨는 퇴사 전부터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하고 A기업이 더 이상 사업추진을 하지 못하도록 프로젝트를 수행한 부장과 연구원을 “지분을 주겠다. 회사에 걸리지 않도록 차례로 퇴사하자”고 설득했다. 프로젝트 자료를 개인 e메일과 미국 법인의 e메일로 전송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A기업 관계자는 “신씨 등의 영업비밀 유출로 해외시장을 선점당할 경우 5년간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은 그동안 업소용 냉장고 등 맥주에 관련된 기기를 일부 제조해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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