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KIA와 1년 22억5000만원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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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었던 왼손투수 양현종(28·사진)이 친정팀인 프로야구 KIA와 1년 계약을 맺었다.

최형우·나지완에게 거액 쓴 구단
100억원 이상 다년계약 힘들어
해외진출 허용 조건으로 잔류 합의

KIA 구단은 양현종과 계약금 7억5000만원에 1년 연봉 15억원 등 총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FA자격을 얻어 미국이나 일본 진출을 시도했던 양현종은 고심 끝에 일단 KIA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쉽지 않은 계약이었다. 앞서 KIA 구단은 FA 외야수 최형우(4년 100억원)를 삼성으로부터 영입했고, 또다른 FA선수인 나지완(4년 40억원)을 붙잡는 데도 성공했다. KIA가 내년에 최형우·나지완에게 지급할 계약금만 56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KIA는 외국인 선수 3명(345만 달러·약 41억원)에게도 ‘통큰 투자’ 를 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잡고 싶어했지만 그가 해외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해 외부 전력 영입에 힘썼다. 그러나 양현종이 해외 구단과의 협상을 접자 상황이 복잡해졌다. KIA가 4년 계약을 맺을 여력이 모자라자 양현종은 국내 다른 구단과 접촉하기도 했다.

결국 양측은 1년 계약으로 절충안을 찾았다. 양현종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왼손투수 차우찬(29)이 LG와 4년 총액 95억원에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양현종의 계약 조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대신 양현종은 내년 시즌을 마친 뒤 해외 재도전의 기회를 약속 받았다. 오현표 KIA 운영실장은 “1년 후 양현종이 국내외 다른 구단으로 이적을 원한다면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KIA 유니폼을 입은 양현종은 프로야구 10시즌 동안 87승(60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올 시즌 200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10승(12패)·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5위)을 이끌었다. 양현종은 “해외에 가지 않는다면 KIA에 남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엔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가 잔류하면서 KIA는 헥터-양현종-팻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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