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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세계산림총회 동북아 첫 유치 … 기적의 산림 복원국 어필 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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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FAO이사회’에서 2021년 세계산림총회 서울 유치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신 청장은 ?세계산림총회 서울 대회에서 전 세계에 미래 산림의 비전을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산림청]

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FAO이사회’에서 2021년 세계산림총회 서울 유치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신 청장은 ?세계산림총회 서울 대회에서 전 세계에 미래 산림의 비전을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산림청]

2021년 세계산림총회 유치의 주역 신원섭 산림청장

2021년 세계산림총회 유치의 주역 신원섭 산림청장

산림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산림총회가 2021년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산림청은 지난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55차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이사회’에서 ‘제 15차 세계산림총회’ 개최국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태지역에서 ‘세계산림총회’가 개최되는 것은 197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총회 이후 38년 만이다. 세계 산림총회는 6년마다 열린다. 이로써 한국은 유엔 3대 환경협약 중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이상 2011년)와 산림·환경 분야 최대 국제회의인 세계산림총회까지 유치하게 됐다. 또 지난해에는 세계산불총회를 열었다. 지난 16일 신원섭 산림청장을 정부대전청사 청장실에서 만나 세계산림총회 유치 의미 등을 들어봤다.

신원섭 산림청장 인터뷰

FAO 산림분야 최고 권위 국제행사
러시아·이탈리아 등 따돌리고 개최
총회서 미래 산림 비전 보여줄 것
개도국에 산림치유 노하우도 전파

-세계산림총회는 어떤 행사인가.

“FAO에서 주관하는 산림분야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국제회의다. 192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15개 국가에서 열렸다. 동북아시아에서 열리기는 2021년 대회가 처음이다. 산림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사막화 방지, 생물다양성 증진 등 국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전 세계 산림분야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전 지구적 차원의 산림 이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또 산림 부분 중요 이슈에 대한 권고문이나 선언문을 발표한다.”

-세계산림총회 유치 과정을 설명해 달라.

“로마에서 열린 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는 한국말고도 러시아·이탈리아·페루 등이 유치를 제안했다. 한국은 이들 국가와 치열한 유치전을 펼쳤다. 산림청은 지난 4월 일찌감치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 7월 FAO산림위원회에서 세계 120여개 국의 대표 6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안서를 발표했다. 특히 각국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산림 복원 경험을 갖춘 국가는 한국뿐임을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산림 미래를 한국에서 시작하자고 회원국을 설득해 지지를 끌어냈다.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한국을 다음 개최국으로 선택했다.”

-한국의 산림복원 성과가 대회 유치에 밑거름이 됐다는데.

“한국은 일제 수탈과 6·25전쟁을 겪으며 산림이 황폐화됐으나 1960년대 산림법 제정 후 녹화사업에 매진해 산림률(2010년 기준)이 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핀란드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부모 세대가 피땀 흘려 추진한 치산녹화(治山綠化)로 전쟁 등으로 황폐화한 산지를 성공적으로 복구한 세계 유일의 국가다. 2015년 국내총생산(GDP) 1조4100억 달러로 세계 경제규모 11위의 경제대국을 달성했다. 경제 규모 못지않게 산림분야에서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14개국에 34개 기업이 진출해 39만9068㏊를 조림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475배에 해당한다. 조림사업 대상 국가는 호주·뉴질랜드·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라오스·캄보디아·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중국·몽골 등이다. 동남아시아부터 남미·중국 대륙까지 세계 곳곳에 있다.”

-산림분야 국제 협력 분야 성과는 어떤지.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를 한국 주도로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은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 회의에서 AFoCO 설립을 제안했고, 아세안 10개국이 이에 동의했다. 2011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4차 한·아세안정상회의(ASEAN-ROK Summit)에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이 ‘한-아세안산림협력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은 2012년 8월 발효됐고, 한달 뒤인 그 해 9월 서울 여의도에 AFoCO 사무국이 설립됐다. 산림녹화 기술 전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 48개국 398명을 한국으로 불러 산림녹화 교육을 했다.”

-세계산림총회 유치 효과는.

“우선 가칭 ‘서울선언문’ 등을 통해 신기후 체제와 새로운 생물다양성 목표가 시작되는 2020년 이후의 미래 산림 비전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의 산림 복원 노하우와 산림치유 정책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선진국의 산림정책을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세계산림총회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 국제기구 종사자, 학계, NGO및 기업 대표 등 외국인 1만여명이 찾을 것이다. 이들은 1주일 넘게 한국에 머물며 전국 곳곳의 산림 현장도 찾을 것이다. 이들에게 한국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세계산림총회는 어떻게 준비하나.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FAO와 협의해 2018년부터 연차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겠다. 산림 공무원, 학계, 임산업 종사자 등 산림 관련 인력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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