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노하우 풍부, 팀워크 탄탄 … 복잡한 어깨질환 치료 탁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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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교 원장(왼쪽)과 김성국 원장이 어깨 힘줄 이식과 브리지이중봉합술로 회전근개 질환을 수술한 환자의 치료 결과를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문홍교 원장(왼쪽)과 김성국 원장이 어깨 힘줄 이식과 브리지이중봉합술로 회전근개 질환을 수술한 환자의 치료 결과를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하는 관절 부위다. 4개의 힘줄이 팀워크를 이뤄 다양한 동작을 만들어내는 덕이다. 반면에 여러 개의 힘줄이 모여 있어 불협화음이 나는 경우도 잦다. 4개 힘줄의 팀워크가 깨지는 이유는 어깨관절을 둘러싼 해부학적 요소만큼이나 다양하다. 하나의 일관된 치료법만으론 재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연세건우병원이 어깨 분야에서 진단·치료·재활을 아우르는 어깨전담팀을 구축한 이유다. 정형외과·마취과 전문의, 수술 전문 간호사와 전담 재활센터, 임상분석팀이 주역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어깨질환 톱팀’이라고 부른다. 자신감의 배경엔 고난도 수술 기술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높은 치료 성공률이 깔려 있다.

연세건우병원 ‘어깨질환 톱팀’

정형외과·마취과 전문의
재활센터·임상분석팀
수술 전문 간호사로 구성

연세건우병원은 고난도 수술 분야에 특화돼 있다. 대표적인 게 회전근개파열이다. 어깨 힘줄이 찢어지는 것인데, 의사들 사이에서도 치료 난도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를 받은 환자 4명 중 1명은 재파열되는 것으로 보고되기 때문이다.

김성국(정형외과) 원장은 “회전근개파열 수술은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게 핵심”이라며 “재파열 여부는 봉합술에 따라 좌우된다”고 말했다. 연세건우병원은 찢어진 힘줄을 원래 자리에 다시 단단히 부착하는 ‘브리지이중봉합술’로 재파열을 예방한다.

회전근개 재파열률 1% 미만

찢어진 힘줄 안쪽에서 1차 봉합을 한 다음 바깥쪽으로 연결(브리지)해 힘줄을 뼈에 이중으로 고정한다. 문홍교(정형외과) 원장은 “다른 봉합술보다 수술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될 만큼 까다롭지만 힘줄과 뼈 사이를 강하게 밀착시켜 힘줄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킨다”고 말했다. 관절운동을 일찍 시작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한다. 기존(단일·이중 봉합) 수술에선 힘줄과 뼈 사이의 접촉력이 떨어져 봉합한 부위가 다시 찢어지기 일쑤였다.

실제로 연세건우병원이 2013년 1월~2016년 6월까지 브리지이중봉합술을 시행한 환자 720명을 대상으로 재파열률과 입원 기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1% 미만에서 재파열이 생겼고, 평균 입원기간은 2.1일로 기존(10일)보다 단축됐다.

회전근개파열 환자 중엔 힘줄이 해어져 봉합이 어렵거나 아예 없어진 중증 환자도 있다. 이땐 봉합할 힘줄이 남아 있지 않아 수술하는 게 어렵다. 수술하더라도 재파열이 반복된다. 중증 회전근개파열 환자에겐 ‘힘줄 이식’이 대안이 된다. 힘줄이식술은 첨단 의료의 꽃으로 불리는 조직재생의학에 속한다. 연세건우병원에선 파열 때문에 손상된 힘줄의 크기와 위치를 측정한 뒤 필요한 부위만큼 힘줄 조직을 부착해 이식한다. 그 다음 브리지이중봉합술로 파열된 힘줄을 봉합한다. 문 원장은 “고난도 수술이지만 어깨수술 전문 시스템이 갖춰진 병원이라면 수술 후 부작용과 합병증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오십견 치료 14~20일로 단축

연세건우병원은 오십견 환자 치료에서도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다양한 오십견 환자 가운데 유사성을 추려내 3단계로 표본을 뽑아 이를 진단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3개월 이내 발생한 관절 강직과 통증(mild), 3~6개월 사이 관절 강직과 통증이 심해진 상태(moderate), 6개월 이상 관절이 심하게 굳고 통증 때문에 여러 병원을 전전했는데 실패한 경우(severe)다. 각 단계에 따라 주사 치료 같은 비수술부터 관절내시경 수술까지 각기 효과적인 치료법을 적용한다. 문 원장은 “보통 40일 이상 걸렸던 오십견 치료 기간이 3단계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엔 14~20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연세건우병원이 남보다 앞선 치료 성적을 내놓을 수 있는 건 어깨전담팀으로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숙련된 팀워크를 갖춘 덕분이다. 이 병원에는 어깨만을 전문으로 보는 2명의 정형외과 전문의를 포함해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한다. 문 원장은 “마취는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환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분야”라며 “국소마취일지라도 마취과 전문의가 담당해 환자 안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임상분석팀에서는 누적된 치료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별 맞춤 치료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문 간호사는 수술방에서 의사와 손발을 맞추며 수술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기여한다. 김 원장은 “일본 같은 의료 선진국의 저명한 스포츠센터에선 연세건우병원처럼 전담 재활팀과 임상분석팀, 수술 전문 간호사 등이 한 팀을 이뤄 특정 질환을 담당하는 체계가 정착돼 있다”고 말했다.

연세건우병원에는 어깨 힘줄이 3㎝ 이상 심하게 파열되거나 다른 병원에서 어깨질환으로 치료받았는데도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 원장은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고난도 수술 분야에서도 실력을 쌓아 어깨병원계의 상급 병원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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