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등 뒤에 꽂히는 비수… 정말 아프다" 취중진담 올려

중앙일보

입력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

촛불집회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최근 대선후보 지지율이 급등한 이재명 성남시장(사진)이 야심한 시각에 '취중진담'을 올렸다.

이 시장은 17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분위기의 글을 게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과 재벌 심판에 앞장서겠다는 등 강건한 의지를 보였던 기존 글들과 뉘앙스가 많이 달랐다.

이 시장은 "아프다... 많이 아프다"라고 운을 떼며 "모든 걸 걸고 치열하게 사는 동안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은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 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러나 나로 기인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인다. 내 삶에 기회는 없었고,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에 "(술 한잔 했습니다 ^^;)"라는 애교섞인 말로 자신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야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국내외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시장이 같은 야권, 진보 진영 일각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씁쓸한 소회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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