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직무정지…현지 언론 취재로 들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남미 한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현직 외교관이 현지에서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방송 화면 캡처]

중남미 한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현직 외교관이 현지에서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방송 화면 캡처]

중남미 주재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이 현지인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16일 밝혔다. 이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한국 문화ㆍ홍보 및 한국어 교육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직무정지 상태다.

그는 지난 9월 현지 학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면서 약 14세 가량의 여학생 A양을 성추행했다. A양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현지 방송국에서 기획취재를 위해 또 다른 미성년자 B양으로 하여금 해당 외교관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하도록 했다. 이어 이달 초 B양과 협의하에 특정 장소에 방송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이 외교관이 B양을 성추행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해당 방송국은 이 내용을 현지시간으로 18일 저녁 방송 예정이다.

외교부는 감사관실을 통해 해당 외교관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으며 감사를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직원의 소환 시점은 해당국과의 외교관계과 본인의 소명,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한 여러 조건을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며 “공무원 규정에 따른 징계는 물론 국내 법에 의한 형사처벌 등, 사실관계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관이 재외 공관에 근무하면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