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설움 날렸다, 김재환 첫 황금장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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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13일 서울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자들이 글러브 모양의 금색 트로피를 들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형우, 김재환, 김재호, 양의지, 서건창, 니퍼트(구단 직원 대리수상), 테임즈(대리수상), 최정, 김태균, 김주찬. [뉴시스]

13일 서울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자들이 글러브 모양의 금색 트로피를 들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형우, 김재환, 김재호, 양의지, 서건창, 니퍼트(구단 직원 대리수상), 테임즈(대리수상), 최정, 김태균, 김주찬. [뉴시스]

‘만년 유망주’ 김재환(28·두산)이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만년 유망주 딱지 떼고 올 37홈런
“작년 태어난 쌍둥이 딸 보며 힘내”
두산, 최다표 니퍼트 포함 4명 배출

김재환은 13일 서울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효표 345표 중 202표를 얻은 김재환은 최형우(삼성에서 KIA로 이적·311표)·김주찬(KIA·100표)과 함께 최고 외야수 3명으로 뽑혔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주목 받는 왼손 타자였다. 원래 포지션이 포수였지만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그러나 6년(군복무 2년 제외) 동안 1군에서 그가 친 홈런은 13개에 불과했다. 야수층이 두터운 두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의 실패는 그의 자산이 됐다. 올 시즌 김재환의 잠재력은 실력으로 나타났다. 134경기에 나서 타율 0.325, 홈런 37개(3위)·타점 124개(3위)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떠난 김현수(28)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 덕에 한국시리즈 2연패(連?)가 가능했다”고 칭찬했다.

그럼에도 김재환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불투명했다. 야구 월드컵 출전을 앞둔 지난 2011년 김재환은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보인 탓이다. 골든글러브를 안은 김재환은 “믿기지 않는다. 상을 받을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여러분이 격려해주신 덕분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야구장 안팎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정말 힘들었는데 쌍둥이 딸이 태어났다. 아이를 보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김재환을 비롯해 니퍼트(투수)·양의지(포수)·김재호(유격수)까지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니퍼트는 최다득표(314표)자가 됐다. 최대 격전지였던 2루수 부문에서는 서건창(넥센·122표)이 정근우(한화·107표)·박경수(kt·71표)를 따돌렸다. 1루수 에릭 테임즈(전 NC), 지명타자 김태균(한화), 3루수 최정(SK)도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은 박정권(SK), 골든포토상은 두산 선수단에 돌아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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