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발 ‘탄핵버스’ 3대 국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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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탄핵 표결의 날 여의도로 간 촛불

광주광역시 시민 110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기 위해 ‘탄핵버스’ 3대에 나눠 타고 9일 국회로 달려간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8일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시점에 맞춰 탄핵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9일 오전 5시 광주시청을 출발하는 시민들은 국회에 도착해 탄핵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새누리 부산당사 앞 철야집회
전국 곳곳에서 탄핵 촉구 시위

탄핵버스에는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 관계자들도 동행한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 활동을 진행 중인 이 단체는 국회 잔디밭에서 노란 우산으로 ‘탄핵’이라는 글자를 만들기로 했다. 광주시민운동본부가 ‘1인당 2만원을 받고 탄핵버스를 운행하겠다’고 공지하자 주부와 은퇴한 직장인은 물론 가족 단위 신청이 잇따랐다. 참가 규모가 늘어나자 주최 측은 애초 28인승·45인승 각각 1대이던 버스를 45인승 2대, 28인승 1대로 늘렸다. 광주에 사는 주부 박매령(56)씨는 남편(47), 아들(15)과 함께 탄핵버스에 타기로 했다. 박씨는 “아들이 장애가 있다. 국정 농단 사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책임한 모습을 지켜보며 ‘이 나라에서 아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나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는 8일 오후 9시부터 탄핵을 압박하는 1박2일 철야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 경남본부 회원 40여 명은 창원시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였다. 박근혜 퇴진운동 대전본부는 이날 오후 7시 대전에서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고 1.6㎞ 가두행진을 했다. 8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작한 ‘탄핵 가결 압박 제주도민 철야행동전’은 9일 오후 3시까지 21시간 동안 진행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투쟁단은 8일 평택시청에서 출정식을 하고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차 상경투쟁을 시작했다. 트랙터 1대를 앞세워 이동하는 농민 200여 명은 탄핵 표결 시점에 맞춰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전·광주광역시=신진호·김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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