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는 전통시장에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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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강원대 교수

우리 민족의 대표 음식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김치는 선조들의 음식문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한국인이라면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이기도 하다.

이맘때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김장비용은 올해 4인 가족 기준으로 24만원선에 이른다고 한다. 작년보다 13%가량 오른 수준이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김장재료 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가정주부 입장에서는 김장을 안 하자니 밥상이 허전할 것 같고, 김치를 담그자니 비용이 다소 부담되는 상황인 것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김장재료 가격도 발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인 ‘참가격’을 통해 올 10월에 수집한 주요 김장재료 6개 품목의 판매 가격을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평균 배추 값을 집계한 결과, 전통시장이 4천866원, 대형마트가 4천772원으로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에서 배추를 구매하는 것이 94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추를 제외한 주요 김장재료 5개 품목은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평균 212원이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가격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김장 재료는 마늘로 최대 170원 차이가 났다. 대형마트로 포장김치와 김장재료를 구매하려는 손님이 몰려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김장철이면 가정마다 친인척에게 나눠주고자 수십 포기를 담그는 것이 보통이다. 한 번 김장김치를 담그면 배추도 배추지만 김장 속을 만들기 위해서는 갖은 조미료와 젓갈, 식재료 등이 들어간다. 전통시장에서는 이런 재료들을 우리 가족과 지인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싱싱한 채소와 국산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데다 제대로 흥정하면 ‘덤’을 얻을 수 있는 푸근한 인심까지 있으니 올 겨울 전통시장을 찾는 서민들이 발길이 이어질 듯하다.

필자는 작년에 김장 재료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인근 전통시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 아침 일찍 시장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싱싱한 김장 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대형마트보다 싼 값에 갓 재배한 재료들을 구입해 어느 해보다 김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를 구입할 생각이다. 명절만큼이나 겨울 한 철 북적북적거리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다 같이 눈에 담아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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