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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폭력대회」닷새째 극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시국치안」 이 실종되고 있다. 대낮 도심 정당 지구당창당대회장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청년」들이 각목·쇠파이프 등 흉기로 무강하고 몰려가 대회방해·당원폭행·사무실점거·방화에다 행인·보도진 집단구타까지 「무법천지」를 닷새 째 연출하고 있으나 경찰은 본체 만체다.
「괴청년」들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지구당 창당대회가 치러진 가칭 통일민주당지구당 47곳 가운데 19군데를 기습, 난동을 부렸으며 1백여명에 이르는 대부대가 차량을 이용, 이동하는 등 조직적인 양태를 보이고 있는데도 경찰은 『정당 내부문제』라고 손 쓸 생각을 않다가 여론이이는 기미이자 24일 하오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국회의원의 국회의사당내 충돌도 처벌하는 당국이 대낮 조직폭력을 방치한다는 것은 「법치」의 형평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 신속하고 과감한 수사로 정체를 밝혀 법에 따라 처단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난동=치안본부가 파악한 통일민주당지구당창당대회 폭력사건은 모두 19건.
이들 지역마다 20대 괴청년들은 쇠파이프·각목·못을 박은 각목·쇠톱 등 흉기를 들고, 때론 복면을 하고 몰려가 대회장소를 사전점거, 대회를 못하게 당원출입을 봉쇄하고 당원·시민들에게까지 마구잡이 폭력을 휘두르는가하면 인천에선 사무실에 불을 지르기까지 했다.
◇현장=24일 상오7시45분 서울 신림5동422의22 통일민주당 관악지구당(위원장 김수한의원)사무실을 점거한 괴청년 1백여명은 하오 1시30분부터 5차례에 걸쳐 당사를 뛰쳐나와 지구당원들과 시민들을 향해 각목·쇠파이프·쇠톰 등을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청년들의 당사점거와 난동은 이날 하오 5시30분까지 10시간동안 계속됐으며 경찰은 상오11시쯤부터 현장에서 20여m쯤 떨어진 신림네거리에 전경 1백여명을 배치했으나 이들의 난동을 방치했다.
이 때문에 당사 부근은 오후 내내 교통이 마비됐으며 시민들은 각목과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는 청년들을 피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등 당사주변은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수사=치안본부는 신당지구당창당대회 폭력사태와 관련, 옥외의 폭력행위는 강력히 단속하고 옥내의 행위도 방화·인질 등에 대해서는 경찰권을 발동, 수사하라고 전국경찰에 지시했다.
경찰은 현재 폭력사태가 있었던 7개 지구당에 대해 수사가 진행중이며 이중 인천·전북군산지구당 등 4개 지구당은 구두고발에 따라, 서울관악·경북 김천·구미 지구당 등 3개 지구당은 인지해 각각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경은 25일 관악지구당 난동사건과 관련, 관악경찰서서 정악진 수사과장을 반장으로 한 수사전담반을 편성, 관악지구당 상근부위원장 민경백씨(50)로부터 당사의 물적 피해상황 등을 파악하는 한편 청년들이 타고 온 천일고속 서울5바2146호 버스 등 차량5대의 운행경위 및 계약자를 파악, 당사폭력사태를 일으킨 청년들의 신원수배에 나섰다.
또 인천부평경찰서도 인천 제2지구당(위원장 유제연) 난동사건과 관련, 25일 곽노명 수사과장을 반장으로 하는 전담반(14명)을 편성, 당원들의 진술에 따라 난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우(41·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최영희(21·서울 불광동75)씨 등 10명의 소재수사에 나섰다.
◇수사본부=치안본부는 서울·인천·경기 등 3곳에 수사본부를 설치, 주범자를 색출하도록 지시했다.
치안본부는 서울수사본부장에 서울시경 형사과장, 부본부장에 관악서장을, 인천수사본부장은 인천시경수사과장, 부본부장에 부평서장, 경기수사본부장에 경기도경 수사과장, 부본부장에 수원서장을 각각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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