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간부 8명 출국정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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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박건석 회장의 투신자살사건을 계기로 노출된 범양상선간부들의 탈세·외화도피 등 경영비리를 캐기 위해 조사권을 발동한 국세컹청 21일 하오 조사전문요원 18명을 투입, 조사대상 한상연 사장 등 핵심간부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범양상선 한상연 사장 등 조사대상 임직원 8명에 대해 출국정지명령을 내렸으며 검찰은 국세청의 조사가 끝나 고발되는 대로 서울지검에 이 사건을 맡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구속기소 등 형사소추키로 했다.
한편 회사는 긴급이사회에서 2명의 공동대표사장을 선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는 등 사후수습에 부산한 움직임이다.
사원들은 21일 하오 「구사위원회」를 결성한데 이어 22일 상오 10시 신임사장단 취임식후 전 사원이 참석하는 구사결의대회를 갖는 등 회사운영정상화에 힘을 모아 나서고 있다.
항만청도 21일에 이어 22일에도 대책회의를 갖고 국내최대 해운사인 범양의 분규가 정부의 해운합리화시책과 내·외 해운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파문의 최소화, 조속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구중이다.
◇국세청=범양상선 임원진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국세청은 22일 상오 한상연 사장 등 5명의 임원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 본격조사에 나섰다.
국세청 간부들은 이번 박건석 회장 자살사건의 불똥이 국세청으로 튀어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되자 몹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검찰은 국세청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를 나름대로 수집하는 등 앞으로 고발돼 올 것에 대비, 부산한 움직임.
검찰관계자들은 『국세청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어차피 당사자중 1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한사장 측에서 그쪽으로 떠밀 가능성이 높아 수사상의 어러움이 많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검찰간부는 『고발돼올 경우 대검 중앙수사부가 아닌 서울지검에 이 사건수사를 맡기겠다』고 말해 설사 고발이 돼오더라도 회사에 대한 전면수사 등은 없을 것임을 암시.
◇출국정지=법무부에 의해 출국이 정지된 범양간부는 ▲한상연 사장 ▲조영시 부사장 ▲방석훈 부사장 ▲김영선 상무 ▲김문치 상무 ▲허성길 전무 ▲남계호 관리본부감사와 ▲박회장의 사위 김철영씨(전 상무)등이다.
◇해운항만청=정연세 청장과 주무국장인 조영훈 해운국장은 22일 상오까지도 유관기관에 범양사건을 보고하느라 동분서주. 10시가 넘어서야 사무실에 출근하고도 언제 어디서 또 무슨 사태보고 명령이 있을지 몰라 대기하는 상태.
2차례의 해운합리화조치가 엄청난 재정을 부담하고도 이번과 같은 사건으로 드러나자, 감독부실이란 질책이 떨어질까 봐 해운항만청은 죄라도 지은 것 같은 분위기.
◇범양상선=21일 긴급이사회에서 새로 대표이사에 선임된 조영시 부사장은 상오 9시 평상시와 같이 출근, 사무실에서 남계호 상무·김영선 영업본부장 등과 함께 구수회의.
상오 10시 임직원 3백80여명이 회사강당에서 오배근·조영시 공동대표이사 취임식과 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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