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평화와 축제의 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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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 대해 외신들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시위가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AP 통신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 현장에 대해 “경찰 추산 26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의 시위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추운 날씨에도 15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들은 1분간 촛불을 끈 뒤 다시 점화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로히터 통신도 “지난 4주간 박 대통령에 항의하는 주말 시위는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난 금요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4%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특히 주말마다 이어지는 대규모 집회가 매번 평화적이고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평화적이고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면서 "승려가 목탁을 치며 행진하거나, 애완견을 안고 동참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서울 도심의 모든 골목길이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집회는 평화적이면서도 축제 분위기였다며, 한국의 시위 문화가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해 두 차례나 사과했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사퇴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150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오후 7시 40분 기준 27만 여명)의 시민이 환하게 불을 밝혔다. 전국엔 역대 최다인 190만 명이 운집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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