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오페라 이 작곡가에 위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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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내년 올림픽 기간 동안 공연될 축하 오페라의 작곡을 이탈리아 작곡가가 맡게됐다.
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이 오페라의 작곡가로 이탈리아의「잔-카를로·메놋티」씨 (76)를 선정, 이번에 그를 초청했던 김자경씨와 10만 달러에 작곡을 가계약토록 했다.
「메놋티」씨는 지난 4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21, 22일 세종 문화 회관에서 공연된 그의 오페라 『무당』과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의 연출을 맡았었다.
『한국측에서 요청한 「시집가는 날」을 토대로 새로운 대본을 만들어 내년 7월까지 작곡을 완성할 계획입니다』그는 좀더 한국적인 맛을 담기 위해 오는 9월께 다시 방한, 한국의 고유 음악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보름 남짓 우리 나라에 머물며 국립 국악원 등을 방문, 한국 음악을 접촉하게 되었다는 그는 「풋치니」의 오페라『나비부인』을 예로 들면서 『첫 방문한 나라의 오페라를 작곡하는게 전혀 무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 기간 동안에 접해 본 경험과 오는 9월의 연구를 토대로 충분히 「한국적인 오페라」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한편의 오페라를 만드는데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고 말한 적이 있다. 또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을 89년 여름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메놋티」씨는 15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커티스 음대를 졸업했다.
오페라 『영사』『성 브르킬거리』 로 퓰리처 작곡상을 수상했으며 『무당』『노처녀와 도둑』등 많은 오페라를 작곡한 세계적인 현대 작곡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을 전혀 모르던 그가 한 두번의 짧은 방한으로 얼마나 「한국적인 오페라」를 작곡해 낼는지 의문이며, 또 민족의 큰 잔치인 올림픽에 내세울 오페라를 하필 외국인 작곡가에게 의뢰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음악계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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