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담그는 맛있는 「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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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 가정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것이 장맛』이라하여 한국 가정에서는 연중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가 이른 봄 장담그기였다. 그러나 입맛이 바뀌고, 핵 가족화로 가족수가 줄고,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함에 따라 최근에는 장 담그는 양이 대폭 줄었고, 심지어는 아예 장을 담그지 않는 가정까지 생겨났다.
그러다가 85년의 화학 간장 파동 이후 다시 장을 담그는 가정이 늘었으나 양은 여전히 보통 4∼5인 가족 메주 5장 (보통 소두 1말분)정도로 적고, 장 담그는 시기도 한 여름 장마철을 뺀 4계절로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따라서 2월부터 몇 몇 여성 단체가 해마다 벌이고 있는 메주 바자도 4월까지 계속되고, 부피가 커 보관이 부담스런 재래식보다 콩에다 황곡을 입혀 띄운 알로 된 개량식 메주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재래식 7대 개량식 3의 비율) .
메주를 띄울 소금물의 농도를 쉽게 측정하는 염도계가 개발되어 86년부터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가격은 5백원. 보통 음력 정월 장은 18도, 3월에 담그는 장은 2O도의 염도가 적당하다고 매년 메주 바자를 해온 대한 주부 클럽 연합회 박진서 이사는 얘기한다.
바자에 출품된 메주의 가격은 재래식이 소두 1말분 (5장) 1만1천원, 개량 콩 메주는 1kg 1천5백원. 고추장 담그는데 필요한 메주가루는 재래식이 1kg 1천7백원, 엿기름 가루는 5백9 포장이 7백원이다. 고추장용 고춧가루는 6백g 포장이 4천5백원이다.

<간장 담그기>
재료=재래식 메주 5장·물 2양동이·소금 (호렴) 7l (수북이 소두 6되)· 빨간 고추·대추·숯.
담그는 법=①메주는 흰 곰팡이가 곁에 슬고 속은 까맣게 떴으면서도 부드럽고 냄새가 구수한 것을 골라 흐르는 물에 빨리 솔로 씻어 햇볕에 바싹 말린다. ②소금물은 하루 전에 풀어 앙금을 가라앉힌다.③깨끗이 소독해 말린 장독에 메주를담고 소금물은 체에 밭인다. ④숯· 빨간 고추· 대추를 띄워 양지바른 곳에 둔다. ⑤40일 뒤 간장과 된장을 분리한다.⑥장물을 섭씨 1백도 이상 팔팔 끓여 식힌다. 이 때 적당한 염도가 23도다.
※개량 메주는 메주량의 2배 큰 망사 주머니에 메주 콩을 담아 재래식과 같은 요령으로 담그는데 개량 메주 5kg에 소금 7l가 적정 비율이다. 장으로 숙성되는 기간은 재래식보다 짧아 30일 정도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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