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유물선 원형 드러났다.|복원작업 6년째…5분의1로 모형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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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안해저유물선이 그 신비스런 모습을 차츰 드러내고 있다. 동양 최대의 고대 선박으로 세계적인 문화재가 될 신안유물선의 복원 작업은 81년 선체해체 인양 때부터 시작되어 6년째 접어들고 있다. 문화재관리국 목포문화재 보존처리소(소장 최광남)에 의해 추진된 복원 작업은 지난해 말 5분의1로 축소된 모형 제작이 마무리됨으로써 원형 복원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81년부터 84년까지 신안 앞 바다에서 인양된 신안유물선의 조각들은 선체 4백34점, 용골 4점, 구조물 59점, 목편류 8백29점 등 이었다. 해체인양 때부터 구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애썼으나 인양이 완료된 후 그 정확한 용도·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나타났으나 축소 모형을 조립하면서 그 용도·위치가 대부분 확인되어 조립이 순조로웠다. 모형은 인양된 선체부분과 썩고 벌레 먹은 부분까지 마디카목재로 똑 같이 축소 제작됐다.
최광남 소장은 『아직도 소형파편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모형 완성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라고 밝혔다.
모형 제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선체 크기·모양이 인양 당시 발표되었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최종적으로 확인된 신안해저유물선의 크기는 길이 32m, 물에 잠기는 부분 길이 25·5m,최대폭 약 10·3∼10·9m, 배 높이 4m, 바닥에서 물에 잠기는 부분(흘수)높이 2·95m로 밝혀졌다. 총 배수톤수는 1백87t으로 적재가능 화물톤수는 1백50t 정도로 추정되었다.
인양 당시에는 길이 28·4m, 폭 9·4m, 높이 3·7m로 추정, 발표되었었다.
이밖에 갑판에는 항해 중에 마실 물탱크(50t규모)가 설치되어 있었음이 확인됐고 배의 모양은 대양과 하천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첨저선으로 밝혀졌다.
인양된 선체를 실제로 조립하는 작업은 내년10월부터 시작된다. 보존처리소는 그동안 인양된 선체의 탈염·경화 처리를 해왔다.
탈염 처리는 2만PPM정도 함유되어 있는 염분을 50PPM까지 줄이는 작업으로 1백% 완료되었다. 담수탱크 속에서 이루어졌다.
복원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화 처리. 바다 속에서 건져낸 뱃 조각에는 많은 수분이 함유되어 있었다. 생나무의 함수율이 18∼20%인데 신안유물선은 3백∼7백%의 과 포화된 수분을 지니고 있어 그 수분을 서서히 뽑아내고 PEG(목재치수안정제)란 약품을 집어넣어 경화시켰다. 최 소장은 『선체를 자연 건조시키면 10분의1로 수축되어 원형은 완전히 없어질 정도였다』고 밝혔다. 경화처리는 현재 55%가량이 진행되었다. 내년 10월 께면 대부분의 경화처리가 끝날 예정.
신안해저유물선의 복원은 목포시 용해동에 세워질 「해양박물관」(가칭)에서 이루어진다. 배 밑바닥의 용골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모습을 갖추어 간다. 대지 7천 평에 연건평 1천7백 평, 3층 규모로 세워질 이 「해양박물관」에는 신안유물선과 완도 앞 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시대 목선2척 등 복원된 선박과 인양된 해양문화재가 전시된다. 또 조선사·항해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민다. 이 「해양박물관」은 국고(36억 원)로 만들어질 계획이나 관리를 전남도에서 하도록 방침이 정해져 있다. 이에 대해 전남의 학계·문화재 관계자들은 국립으로 관리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재의 완벽한 보존·전시를 위해 국가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신안유물선의 복원은 90년에 완료될 예정인데 인양된 부분만 복원하기 때문에 완전한 배의 모양은 되지 않는다. 복원되는 부분은 전체의 45%정도다. 덴마크의 바이킹호, 서독의 고겐호 등 고대선박은 크기 20m정도, 복원율은 40%정도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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